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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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동경하던 필리핀 요정들 “한국서 걸그룹 활동 꿈만 같아”

싱글 앨범 2집 공개 앞둔 ‘템파이브’
“한국 음악과 문화를 좋아하고 동경했던 저희들이 한국에서 걸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는 게 꿈만 같아요.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더 많은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어요. 사람들이 저희들의 노래를 듣고 기쁨과 희망을 가졌으면 해요. 꿈은 이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어요.”

걸그룹 템파이브(TemFive)를 최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소속사 연습실에서 만났다. 템파이브는 멤버 전원이 외국인으로 구성된 5인조 걸그룹이다. 사라(24), 레이나(24), 카티(25), 자이라(22), 로비(24)는 모두 필리핀 출신이다.

사라, 레이나, 카티는 같은 대학에서 함께 공부한 8년 지기 친구다. 자이라는 간호사 출신이며, 로비는 무명 가수로 활동해 왔다.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던 이들이 ‘한국 걸그룹’이라는 꿈 하나로 뭉쳤다.

“5명 모두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대학 졸업 후 지독한 가난과 암흑과 같은 현실의 문 앞에서 꿈을 포기했죠. 식당 점원이나 아르바이트를 전전해 왔어요. 그런 가운데 걸그룹 멤버를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지원했어요. 템파이브는 저희에게 그동안 포기했던 꿈을 다시 꾸고 이룰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존재예요.”
소속사 G CAST E&M은 2015년 7월 필리핀 현지에서 오디션을 진행, 800여명의 참가자 가운데 5명을 최종 선발했다. 1년여 동안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며 데뷔 준비를 했다. 하지만 멤버가 모두 외국인이어서 어려움도 많았다.

“지난해 3월 한국에서 훈련을 받던 중 급하게 임시 버전으로 ‘미라클’을 녹음해야 했어요. 연예인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저희가 부른 노래가 하나라도 있어야 했거든요. 그래서 우선 단기 방문 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녹음을 한 뒤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가 연예인 비자를 받을 수 있었어요.”

지난해 8월 공개한 데뷔곡 ‘미라클’은 긴박하게 준비된 곡이지만 음악적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특히 ‘꿈은 이뤄진다’는 가사가 멤버들의 사연과 일치해 공감대를 줬다.

이달 중순 두 번째 싱글 앨범 ‘무브 온’(MOVE ON)을 공개할 예정이다. ‘무브 온’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멤버들의 고백과 의지를 담아낸 곡이다. 솔직하고 담백한 가사와 중독성 높은 멜로디, 파워풀한 비트가 어우러졌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