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피의자 김모(25)김씨가 언론보도를 보고 폭탄에 관해 알게 돼 범행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며 "폭탄테러로 상해를 가할 수 있겠다는 정도로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3일 오전 연세대 제1공학관 김모(47) 교수 연구실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 김 교수가 화상을 입었으며 테러 의심신고에 따라 경찰 특공대, 군과 국가정보원 요원까지 출동했다.
사제폭탄 제조 혐의(폭발물 사용)로 전날 오후 경찰에 긴급체포된 김씨는 김 교수 소속 학과 대학원생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에 올라온 사제폭탄 제조법을 참조하지 않고 자신이 평소 알던 지식으로 폭탄을 제조했고, 5월 말 제조를 준비하기 시작해 이달 10일 완성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의 스마트폰과 노트북 PC 등을 압수해 인터넷상 폭탄 제조법을 본 적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김씨가 제조한 사제폭탄은 커피 텀블러 안에 작은 나사 수십개와 화약을 넣어 종이상자로 포장한 형태<사진>로, 상자 테이프를 뜯으면 기폭장치가 작동해 폭발을 일으켜 나사가 튀어나오게 하는 방식이다.
범행 당일 폭탄은 제대로 폭발하지 않았고, 텀블러 내부 화약이 급속히 연소한 정도로만 작동했다.
한편 김씨는 김 교수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고, 상해만 입힐 목적이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회수한 폭발물 잔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실제 폭발했을 경우 추정되는 위력 등을 확인한 뒤 범행 목적을 규명할 계획이다.
경찰은 폭탄 분석 결과에 따라 김씨에 대해 폭발물 사용 혐의를 붙일 지, 살인미수 등 다른 혐의를 적용할지 최종 결키로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서대문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