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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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현장+] 내 아이를 지켜라…"물놀이 '위험·질병' 숙지"

물안경·귀마개 착용, 물놀이 후 청결 ‘필수’ / 벌써부터 ‘수족구병’으로 병원을 찾는 영유아들이 부쩍 늘어 / 물놀이 중 ‘저체온증’, ‘농가진’ 주의 / 염소로 매일 소독한다고 하지만 안심은 금물 / 쉴 때는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완전히 제거, 체온 관리 주의 

서울의 한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른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을 찾은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지난 5월 말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여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렸다. 생활 주변 곳곳에는 물놀이를 즐기는 영유아가 늘고 있다. 물놀이 장소는 아파트나 공원 등에 설치돼 있어 접근성이 좋아 쉽게 즐길 수 있다.

14일 오후 한강공원.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 물놀이장은 가족과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민들로 붐볐다. 따가운 햇볕을 피해 나무 그늘 밑에서 쉬는 시민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영유아는 해가 저물어가도 더위를 즐기듯 물장구를 치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정겹다.

기온이 높고 습한 환경인 여름철. 무더위를 피해 장시간 물놀이 즐기고 싶어 아이에게는 각종 질병과 바이러스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본격적인 여름철 날씨에 접어들면서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가 여러 가지 질병에 시달릴 수 있다.

여름철 ‘외이도염’, ‘결막염’, ‘수족구병’ 3대 감염질환 중 벌써부터 ‘수족구병’으로 병원을 찾는 영유아들이 부쩍 늘었다. 무더운 날씨에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는 여러 질병에 노출되기 쉬운 만큼 부모는 주요 질병 예방법을 숙지해둘 필요가 있다.

◆ ‘외이도염’·‘결막염’·‘수족구병’
여름철 면역력 약한 어린이들에게는 외이도염 취약하다. 외이도염은 물놀이 후 자주 발생한다. 높은 온도와 습도 탓에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세균이 번식하기에 알맞은 환경이 된다. 귓바퀴에서 고막까지 바깥에 세균, 곰팡이 등이 감염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외이도염은 바깥귀에 염증이 생겨 겉보기에는 이상이 보이지 않으나 귀의 통증, 멍멍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물놀이, 샤워 후 귀 안으로 물이나 이물질이 들어가는 등 여러 이유로 인해 귀 안이 습해지는 경우 쉽게 발생한다. 물기는 드라이기를 이용해 약한 바람으로 가볍게 말려주는 것이 좋다.

항상 물놀이 후 귓속 청결과 건조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전문의와 상담한 후 치료를 해야 한다.

아이가 물놀이 후 가렵다고 눈을 자주 비비거나 충혈,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유행성 결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영유아와 어린이들에게 많이 발병하며 감기의 원인인 아데노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충혈, 눈곱, 눈의 이물감, 통증, 눈꺼풀 부종, 가려움증 등 흔히 말하는 눈병이다.

결막염은 항생제 성분이 든 안약을 적절히 사용하면 대부분 쉽게 치료되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전문 안과의에게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족구병은 반점, 수포가 손, 발, 입속에 발생해 붙여진 이름이다. 기온이 상승하는 6월부터 주로 발생하기 시작해 10월까지 유행한다. 엔테로바이러스는 고열이나 심한 두통, 구토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성수막염과 손, 발, 구강에 수포성 병변이 생기면서 열이 나는 수족구병 등 다양한 임상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 가벼운 증상으로 회복된다. 중추신경계에 감염되면 뇌수막염, 뇌염, 마비증상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영유아에서 많이 발생하며 감염 경로는 호흡기분비물, 엔테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식품이나 물, 장난감 등을 통해 전파된다.
서울의 한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른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을 찾은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 물놀이 중 ‘저체온증’, ‘농가진’ 주의
저체온증은 정상을 벗어나 체온이 35도 아래로 떨어진 상태. 무더위로 체온조절 기능이 약하고, 쉽게 탈수 증상에 빠질 수 있는 4세 미만 아이들에게 주로 나타난다.

물놀이 중 피부에 소름이 돋고 몸이 떨린다면 저체온증이 생겼다는 신호. 얼굴이 창백해지는 등 저체온 증상이 나타나면 물놀이를 바로 멈추고 나와서 따뜻한 수건으로 몸을 감싸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보호해야 한다. 틈틈이 따뜻한 물을 마시게 하고 쉴 때는 마른 수건으로 겨드랑이, 발 등 몸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 체온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저체온증을 방치하면 체온이 32~33도 아래로 내려가면서 불안과 초조, 어지럼증과 현기증이 일어날 수 있다. 덜덜 떨리거나 맥박과 호흡이 느리지거나 약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심하면 심장 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져 급작스러운 심장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여름철 어린이들이 잘 걸리는 피부질환 중 하나가 ‘농가진’. 피부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물놀이할 때나 벌레 물린 곳이 가렵다고 심하게 긁으면 염증이 생겨 세균으로 2차 감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씻지도 않은 오염된 손으로 가렵다고 계속 긁고 다른 곳도 또 긁으면 재전염되므로 최대한 긁지 말아야 한다. 농가진은 물집이 잡힌 경우 몹시 가려워하고 조금만 긁으면 터지면서 진물이 나다가 딱지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항상 손발을 깨끗이 씻는 습관이 필요하고 외출에서 돌아온 후에는 샤워하는 후 마른 수건으로 깨끗이 닦아야 한다. 농가진은 전염성이 강하고 빠르게 퍼져나가기 때문에 발생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 물안경·귀마개 착용, 물놀이 후 청결 ‘필수’
물놀이 장소로 연못, 바닥분수, 공원, 인공폭포, 하천수 등에 설치돼 접근성이 좋아 가족과 함께 즐기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물줄기에 여러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긴다.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바닥분수는 주로 지하에 매설돼 한번 설치하면 개보수가 어렵다. 아이들은 씻겨 나온 땀과 몸과 옷에 붙은 노폐물이 물에 씻어 내는 형태. 사용된 물이 저수통에 들어가 반복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오염 가능성도 높다. 수영장 물은 흐르지 않고 고여 있어 대장균, 박테리아와 기생충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을 제공한다. 염소로 매일 소독한다고 하지만 안심은 금물.

염소는 가격이 싸고 소량으로도 멸균력이 뛰어나며 각종 수인성 전염병을 예방하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다. 반면에 매우 강력한 맹독성 물질이기도 하다. 수영장들이 비용 절감 때문에 물 교체를 하지 않고 염소 투입량만 늘려 수질을 맞추고 있다.

물놀이 즐긴 후 반드시 몸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염소는 멸균력이 뛰나며 각종 수인성 전염병을 예방하는 긍정적인 기능을 하지만 강력한 맹독성 물질이다. 수영장은 눈병, 피부병, 기타 질병이 있는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반드시 청결은 필수다.

아이와 함께 한강공원을 찾은 가정주부 한 모 씨는 “물놀이 즐기는 아이들이 볼 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크다. 서울시에서 수질검사를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이가 하도 졸라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지만, 수질이 어떤지 영 찜찜하다”고 걱정했다.

한 전문의는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피부에 남은 이물질을 잘 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놀이를 즐긴 뒤 눈병과 감기를 동시에 얻은 듯한 유행성 각결막염 때문에 치료를 받는 어린이들이 많다”면서 “물놀이를 즐긴 후 반드시 깨끗이 씻는 습관을 들어야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