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박근혜정부는 월 9만원 수준의 기초노령연금을 월 20만원으로 인상하면서 기초연금을 노령연금 때의 A값(국민연금 가입자의 최근 3년간 평균소득)이 아닌 이보다 인상률이 낮은 물가상승률과 연동했다. 이 때문에 “기초연금의 실질가치가 매년 하락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자 기초연금법에 5년마다 급여 적정성 평가를 하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내년으로 예정된 첫 적정성 평가가 새 정부의 연금액 인상으로 이뤄지기 어렵게 됐다.
20일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복지부는 기초연금액 적정성 평가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기초연금법에 따라 정부는 물가와 A값, 노인생활 수준을 토대로 연금 급여의 적정성을 평가·재조정하고 현 산정방식을 토대로 장기 재정 소요 전망을 해야 한다.
사실 기초연금은 뚜렷한 원칙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초노령연금 때는 국민연금의 A값에 연동돼 인상됐다가 기초연금 때는 물가상승률로 바뀌었고 정권이 달라질 때마다 금액도 변경됐다. 가입자의 보험료로 운영되는 국민연금과 달리 조세 100%로 지급되는 공적 연금이어서 정권에 따라 멋대로 바뀌었다. 65세 이상 소득하위 70%로 수급자 범위를 정한 근거도 부족하다. 박근혜정부는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주겠다고 공약했다가 70%로 대상을 줄였으나 실제 수급률은 65% 안팎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연금 전문가들은 “노인의 소득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거 승리 수단으로 연금을 이용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연금제도를 장기적으로 안정성 있게 운영하려면 일관된 원칙과 평가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초연금도 국민이 낸 세금인 데다 지금처럼 저출산·고령화 추세에서 노인과 관련된 정책은 후세대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