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일요일 오후, 주인 부부가 이웃집 마늘 수확을 돕느라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사고가 일어났다. 강아지 호순이(4개월)가 화물트럭에 치였다. 지나가던 이웃 주민이 호순이를 발견했을 땐 이미 호순이는 눈을 감은 상태. 이웃 주민은 주인을 대신해 가까운 곳에 호순이를 묻어주었다.
그런데 나흘 뒤 주인집 부부는 일을 하던 도중 동물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도랑 아래에서 며칠 전 땅에 묻었던 호순이를 발견했다. 호순이는 뒷다리가 골절돼 앞발로만 겨우 걸을 수 있는 상태였다. 땅에 묻었던 호순이는 어떻게 무덤에서 나온 것일까. 또 무덤에서 도랑까지 80여m의 거리를 어떻게 걸어온 것일까.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