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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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포럼] 중국의 신동북공정

동북공정은 과거사뿐 아니라 한반도 포함한 영토 확장 일환 / 평화시위·거대 자본·귀화전술 / 합법적 점령정책 주시해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네팔, 부탄, 미얀마, 방글라데시,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대만, 조선과 한국…. 무슨 순서일까. 중국이 1950년대에 장차 회복해야 할 고토로 선정한 나라들이다. 남북한도 포함돼 있다.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미 발언은 실언이 아니다.

중국의 국가 목표는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초일류 국가이다. 시진핑 주석은 자신이 구호로 내건 ‘중국의 꿈(中國夢)’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그런데 걸림돌이 있다. 바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다. 이를 위해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라는 유럽·아프리카를 잇는 육·해상 신실크로드를 개척하고 있다. 2049년 이것이 완성되면 중국을 중심으로 주변 60여 개국의 거대 경제권이 형성된다.

중국은 앞서 2002년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 즉 동북공정을 시작했다. 현재의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사로 편입하는 연구 프로젝트다. 한때 고조선·고구려·발해 영토였던 만주를 포함한 지린성(吉林省)·랴오닝성(遼寧省)·헤이룽장성(黑龍江省) 등 동북삼성 일대를 영구 지배하고, 한반도 점령까지 노리는 치밀한 역사 왜곡 및 영토 확장 공정이다. 동북공정에 대한 한국 등의 반발이 거세지자 중국은 전략을 약간 수정했다. 비폭력 평화시위와 거대 자본 투입, 그리고 중국인과 화교의 현지인화 정책을 통한 합법적 영토 확장 전략이다.

중국의 살아 있는 동북공정은 어떻게 변형됐을까. 1988년 서울올림픽 참가와 1992년 한·중 수교로 6·25전쟁 참전과 통일 훼방으로 쌓인 한·중 간의 적개심 세탁에 성공한 중국은 이명박정부 때 ‘전략적 협력동반자’라는 최상의 외교관계를 맺었다. 박근혜정부 때는 시 주석이 ‘혈맹’인 북한보다 먼저 남한을 방문해 양국 관계에 새 이정표를 세웠고,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가와 톈안먼 망루 외교로 양국 밀월은 절정에 이르렀다.

조정진 논설위원
하지만 실질적인 위협인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비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양국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시 주석 권력 연장과 중국 지도부 대거 교체가 결정되는 올가을 중국공산당전국대회(제19차 당대회)를 의식한 외교적 시위라는 주장도 있지만, 어쨌든 중국은 북핵보다 이를 방어하는 무기인 사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중국의 복안은 한국·일본·대만·필리핀 등으로 가로막힌 태평양으로의 진출이다. 이곳에 주둔한 미군기지를 폐쇄시키는 것이다. 나아가 이들 나라를 중국의 영향권 아래 두려 한다.

중국이 일본 오키나와에 귀화 중국인과 화교를 대거 이주시켜 미군기지 이전 주민투표를 부결시킨 것도, 해군기지가 들어설 제주 강정마을이 빤히 내려다보이는 인근 야산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것도, 주한미군 기지가 들어선 경기 평택에 세계 최대 규모의 차이나타운을 건설하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난해 연말 광풍처럼 불었던 광화문 촛불 집회에 조선족·유학생·관광객 등 중국인을 상당수 동원했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실제 한글을 모르는 일부 시위 참가자는 ‘사드 반대’ 푯말을 거꾸로 들거나 순서를 헷갈리는 등 스스로 정체를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묻지마 폭행과 살인을 저지르고, 그 대안으로 중국 공안의 제주도 상주가 논의되는 것도 의심의 눈초리를 떨칠 수 없다. 공안은 정보원을 겸한다.

중국은 이미 역내 미군기지 폐쇄를 위해 일본 공산당 JR총련, 일본 내 친북조직 조총련과 한통련, 한국 내 종북세력과 손잡고 있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 해체로 사라진 줄 알았던 공산권 통일전선전술의 부활이다. 중국의 이런 전략을 아는지 모르는지 일부 한국 국회의원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인이 불순한 목적으로 매입한 땅을 몰수하는 법을 제정해 토지조사에 착수했다. 헌법상 대통령에게는 국가의 독립과 영토 보전 의무,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 수호의 책무가 있다. 중국을 주시하지 않으면 머잖아 북핵 이상의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다.

조정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