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반등한다 할지라도 상승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에너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실시한 지역별 설문조사 결과를 평균해 보면 새로운 유전개발을 위한 수익성을 담보하는 유가수준은 46달러에서 55달러 사이다. 화석연료의 수요를 확대시키는 새로운 동력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국제유가가 올해 초 형성된 고점인 배럴당 55달러를 넘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국제유가의 단기적인 반등을 노리는 여러 가지 전략이 존재한다. 가장 단순한 전략은 원유 선물에 직접 투자하는 원유ETF를 매수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ETF의 특성상 예상치 못한 보유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 문제다. 그야말로 초단기매매가 아닌 이상 원유선물에 투자하는 ETF는 권할 만한 대안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
국제유가의 반등을 기대하는 또 하나의 전략으로 에너지생산국가의 주가지수를 반영하는 글로벌 ETF에 투자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에너지 생산국가로는 러시아가 대표적이다. 이 전략의 경우도 러시아의 주가가 꼭 국제유가와 함께 움직인다는 보장이 없고, 러시아 특유의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부담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러시아 ETF로는 벤엑 벡터 러시아 ETF를 들 수 있다.
올해 초 고점 대비 낙폭을 고려해 보면 충분히 하락한 것으로 보이나 국제유가 반등의 시기 또한 기약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의 가격에서 국제유가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긴 호흡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가선물에 직접 투자하는 ETF보다는 에너지 기업에 투자하거나 에너지생산국가에 투자하는 ETF가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