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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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재앙 걷어낸 ‘서해의 기적’ 기록으로 남는다

10년 전 최악의 해상 기름유출사고에 맞서 100만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나서 검은 재앙을 걷어내고 생명의 바다를 되찾은 ‘서해의 기적’이 영원한 기록으로 남는다.

충남도는 유류피해 극복 기념관이 준공돼 시운전을 거쳐 오는 9월 ‘서해안 유류피해 극복 10주년 행사’에 맞춰 개관식을 한다고 26일 밝혔다.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만리포해수욕장 인근에 자리 잡은 유류피해 극복 기념관은 2014년 10월부터 115억6500만원을 투입, 1만761㎡의 부지에 건축연면적 2624㎡,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됐다. 현재 건축 공사는 모두 마친 상태이고, 내부 전시물은 일부 보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6일 충남 태안군에 준공된 유류피해극복관 전시실에 2007년 검은 기름으로 오염된 바위를 닦아내던 자원봉사자들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충남도 제공

기념관 주요 시설로는 1층의 전시실과 수장고, 2층 멀티룸과 다목적 학습실 등의 체험관이 꼽힌다.

바다의 소중함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담길 상설전시실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거대한 인간띠 그래픽과 각종 영상자료, 방제복 및 방제 도구, 오염된 실물 조류 등이 전시됐다. 상설전시실 주요 내용은 ‘절망에서 희망으로’를 테마로 유류유출 사고와 극복 과정을 종합적으로 표현했다.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유출 사고로 바다가 검게 오염되는 과정을 그린 ‘바다의 악몽’, 해양 생태계 파괴와 주민들의 고통을 소개하는 ‘검은 쓰나미’, 전국 각지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을 담은 ‘기적을 피워내다’, 되살아난 바다를 소개하는 ‘우리가 지켜야 할 바다’ 등이다.

유류유출 사고 10년 후 다시 살아난 바다를 다룬 ‘우리가 지킨 바다’와 바다의 미래가치와 방제기술 등을 담은 ‘바다와 인류의 공존’, 세계자연보전연맹이 태안해안국립공원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한 내용을 소개하는 ‘세계가 인정한 국립공원 태안’ 등도 상설전시관에 자리 잡았다.

2층 체험관에는 해안사구와 갯벌을 미디어풀로 표현한 오션스크린과 해양 생물 되어보기와 되살리기, 타르볼과 기름 제거하기 등이 마련돼 관람객들이 환경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서해안 유류유출 사고는 123만 자원봉사자의 헌신과 전 국민의 성원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며 “유류피해 극복 기념관이 역사적 상징성을 살린 명품 공간으로 우뚝설 수 있도록 각종 프로그램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