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신임 기술위원장으로 선임된 김호곤 축구협회 부회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 위원장은 28일 세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시중에 떠도는 ‘허정무 감독 내정설’과 관련, “어차피 감독이 결정됐다면 기술위원회는 왜 여나. 명백히 잘못 짚은 것이다. 일각에서 짜고 친다는 얘기가 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고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한국 축구는 A매치 대표팀과 23세이하(U-23) 올림픽 대표팀 감독의 공석을 동시에 메워야 하는 등 중요 안건이 산재해 있다. 김 위원장은 홍명보 전 감독, 김학범 전 감독을 비롯한 축구계 인사들을 기술위원 물망에 놓고 하루빨리 기술위를 구성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유력 감독 후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즉답을 피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감독 후보군은 결국 언론이 만든 것이다. 세간에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를 비롯해 신태용 전 U-20 대표팀 감독, 최용수 전 장쑤 감독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물론 다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그는 이어 “최종 결정권자인 정몽규 회장의 의중이 기술위원회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차기 감독의 조건으로 △국내 감독 △성적과 경험 △전술 능력 △소통 능력 등을 내걸었다. 지금까지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국내 감독 최초로 원정 16강 진출 위업을 일군 허 부총재가 첫 손에 꼽혔다. 그러나 허 부총재의 지도력를 놓고 여론이 좋지 않은데다 김 위원장도 허 부총재 내정설을 강력 부인함에 따라 다른 후보로 중심추가 옮겨질 가능성이 있다.
30일 오후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신태용 한국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허 전 감독에 가려졌던 후보들이 기지개를 펴면서 감독 선임을 더욱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학범 전 감독은 “축구협회가 말로만 위기라고 하면서 정작 행동은 그렇지 못하다. 일부 수뇌부가 감독 선임을 좌우해선 안된다”며 “기술위원 제의가 들어온다면 고민해보겠다. 차기 감독은 일전의 실패를 답보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