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최모(50)씨는 "공무원들 월급 적다고 하는데 연차 쌓이면 대기업과도 별반 차이가 안 난다. 사기업은 간부 달면 버티기 매우 힘든 구조"라며 "청년 일자리 창출 위해 공무원 늘리는 걸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훗날 공무원연금 문제 누가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반문했다.
직장인 김모(31)씨는 "초봉 2400만원이라 너무 적다고 생각했는데, 나보다 적게 버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며 "특히 자영업자들은 월 100만원도 제대로 못 버는 가게들도 많다고 들었다. 그러니 폐업이 속출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이모(40)씨는 "우리나라에 자영업자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정년퇴직하면서 받은 퇴직금에 대출금으로 창업하기 때문"이라며 "매달 임대료, 인건비, 대출이자만 수백만원은 되는데 한달 1000만원 매출은 나와야 입에 풀칠하며 살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자영업자나 샐러리맨(월급쟁이) 40%는 1년에 1000만원도 못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노동연구원 '노동리뷰' 5월호에 실린 홍민기 연구위원의 '소득불평등 : 현황과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개인 소득자 2664만명 가운데 38.4%인 1022만명의 연 소득이 1000만원 미만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국세통계연보를 활용해 20세 이상 인구의 근로소득·재산소득·사업소득 등을 합친 개인소득 분포를 분석한 결과다.
연 소득 1000만∼2000만원 소득자는 562만명(21.1%)이었고, 2000만∼3000만원 소득자는 377만명(14.2%)이었다.
3000만원 미만의 수입을 올린 사람은 73.7%인 셈이다.
◆"직장인 10명 중 7명, 연 3000만원도 못 번다"
연간 소득 5000만원 이상은 356만명(13.4%)이었다. 6000만원 이상을 벌면 상위 9.9%(263만명)에 해당됐다.
1억원 이상 수입을 올린 고소득자는 2.8%인 74만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노동 시장을 유연화한 제도와 정책으로 노동자간 임금 격차가 커지고, 낮은 고용률과 장시간 노동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함께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홍 연구위원은 "소득불평등을 완화하려면 시장소득 분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보험 적용대상과 혜택을 늘리고 실업수당과 같은 사회보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간 임금격차 커져…낮은 고용률, 장시간 노동 문제 여전
한편, 공무원들의 기준소득월액이 처음으로 500만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4월 25일 관보를 통해 2017년 기준소득월액을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을 보면 올해 공무원들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은 전년 대비 19만원 오른 510만원이다. 세전 연봉 기준으로는 6120만원 수준이다. 기준소득월액은 전년도 개인별 세전 소득에 공무원보수인상률을 곱해 산정한다.
인사처 자료를 살펴보면 공무원들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은 지난 2011년부터 꾸준히 올라 6년간 약 100만원이 인상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1년 395만원(5.9% 인상), 2012년 415만원(5.1% 인상), 2013년 435만원(4.8% 인상), 2014년 447만원(2.8% 인상), 2015년 467만원(4.5%% 인상) 등이다.
특히 올해 공무원들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이 50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각에서는 공무원들의 급여 수준이 일반 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다수 일반직(하위직) 공무원 소득수준 낮은 편
실제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올해 1월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411만800원으로, 공무원 월 평균임금 보다 100만원 적다.
다만 이는 전체 평균값으로 공무원 급여가 일반 근로자 급여에 비해 높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라는 해석도 나온다.
인사처는 "대다수 일반직 공무원의 소득은 이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판사, 검사 등 임금 수준이 높은 공무원들도 기준소득월액 평균액 산정에 포함된 것 역시 기준소득월액이 높은 것처럼 보이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속연수, 재직기간이 긴 공무원이 점차 늘어나면서 기준소득월액은 증가했지만 보수인상률 자체도 낮은 편이다. 지난 6년간 보수인상률을 살펴보면 △2011년 5.1% △2012년 3.5% △2013년 2.8% △2014년 1.7% △2015년 3.8% △지난해 3.0% 등으로 기준소득월액 인상 폭에 비해 저조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