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조재연 대법관 후보 "관료화된 법원조직 바꿔야"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사법부가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

조재연(61·사진) 대법관 후보자가 최근 법원에서 일어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논란을 의식한 듯한 소신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법관도 잘못이 있으면 징계를 받아야 한다”는 말로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 문책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5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사법의 민주화에 대한 국민의 바람이 크다”며 “사법부가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법관이 되면 꼭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의 물음에 “제 힘으로 다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관료화된 조직을 꼭 바꾸고 싶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는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를 내세워 사법부를 장악하고, 일선 판사들은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대법원장과 행정처의 눈치를 본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에 깔고 있는 발언이다. ‘관료화된 조직을 바꾸겠다’는 것은 전국판사회의를 만들어 대법원장과 행정처를 견제해야 한다는 젊은 법관들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조 후보자는 “법관 독립은 법관 특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잘못이 있으면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블랙리스트 논란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판사들의 성향을 관리하는 등 사법행정권 남용이 저질러졌다면 관련자들을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 요구하는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에 대해서도 긍정적 의견을 밝혔다. 정통법관이 아닌 변호사 등 다양한 출신이 대법관에 발탁돼야 한다는 것이다. 조 후보자는 “변호사로 24년간 잘 지내다가 최고법관 자리에 들어가는 것이 법원에서 고생해온 분들께 미안하고 염치없다”면서도 “무늬만 다양화가 아닌 실질적 다양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관예우에 대해 ‘실체를 인정하고 법원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전관예우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의 질의에 조 후보자는 “없다고 부인하기 어렵다”며 “전관예우 의혹이 사법불신을 야기한다는 지적에 동감한다”고 답했다. 이어 “대법관이 되면 제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위법관들이 퇴임 후 수십억원의 수임료를 벌어들인 사례와 관련해 조 후보자는 “단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며 “국민으로부터 사법불신을 받는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법관 퇴임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영리를 위한, 사익을 위한 변호사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