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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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살 아들 품에 안고 숨진 임신부 "내가 당신 사랑한 걸 잊지 마"

지난 5일부터 시작된 기록적인 폭우로 지금까지 21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이 실종된 일본 규슈에서 1살 된 아들을 품에 안고 숨을 거둔 모자의 시신이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여성의 뱃속에는 곧 태어날 아기가 있었다.
8일 오전 11시 7분. 후쿠오카현 아사쿠라시 피해현장. 구조대원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 여성은 아들을 품에 안은 모습으로 발견됐다.
9일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간당 최고 100mm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본 일본 후쿠오카현 아사쿠라시에서 사람보다 큰 바위에 깔려 목숨을 잃은 일가족 시신 3구가 복구 작업 중 발견됐다.

발견된 시신은 에토 유카리(26) 씨와 그의 아들 에토 유야(1) 군, 여성의 모친 후치가미 레이코(63) 씨로 확인됐다.

에토 씨는 둘째의 출산을 위해 친정인 아사쿠라에 귀향했다가 1살 아들, 배 속에 있는 아기 그리고 모친과 한날한시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폭우가 시작되던 지난 5일 저녁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아들과 찍은 사진 2장을 올리며 '아들이 내일부터 보육원에 갈 수 있어요‘라는 글을 남겼다. 모친 품에 안겨 숨을 거둔 유야 군은 오는 7월 15일 2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토 씨의 시신은 아들을 품에 안은 모습으로 발견됐다.그는 집안에 들이닥친 토사와 바위를 온몸으로 막았지만 1살 아들과 곧 태어날 딸은 지키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 그는 휴대폰을 이용해 남편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재해로 목숨을 잃은 에토 씨와 그의 아들 유야 군.
“내가 당신 사랑한 걸 잊지 말아 주세요”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아사히신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