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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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450㎞ 정의의 행진’ 완주

수십만명 反에르도안 시위 “최근 열린 집회 중 최대 규모”
터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이 주도해 25일간 진행된 반정부 시위 ‘정의의 행진’이 450㎞에 걸친 대장정을 마쳤다.

‘정의’의 함성 9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동부 말테페 지역에서 공화인민당(CHP) 주도로 진행된 반정부 시위 ‘정의의 행진’ 완주 집회에 참석한 시민 수십만명이 터키 국기와 ‘Adalet(정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스탄불=EPA연합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완주 집회가 열린 터키 이스탄불 동부 말테페 해안공원에는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CHP 대표와 시민 수십만명이 모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15일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시작된 ‘정의의 행진’은 이날 이스탄불까지 이어졌다. 시민 수십만명은 이날 이스탄불 거리로 나왔는데, 이는 2013년 ‘게지파크 시위’ 이후 가장 규모가 큰 반정부 시위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에르도안 정부는 지난해 쿠데타 이후 반정부 시위를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정의의 행진’은 CHP 소속 에니스 베르베로을루 의원이 지난 6월 터키 정부에 체포된 것을 계기로 촉발됐다. 기자 출신인 그는 친야 언론에 시리아에 무기를 보내는 터키 정보당국 관련 동영상을 유출한 혐의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쿠데타 불발 이후 벌어진 정부의 단속으로 수감된 최초의 CHP 소속 의원이었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 그리고 시민사회단체가 자유롭게 그들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었다면 이 행진은 필요 없었을 것”이라고 행진 중에 밝힌 바 있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이날 집회 대중연설에서 “정의는 국가의 근본”이라며 “현재 터키에서는 국가의 근본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진을 거치면서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많은 터키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인물로 떠올랐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