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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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곳곳 물난리… 암벽등반 60대 여성 낙뢰로 숨져

수도권·강원·충청 호우주의보 / 산림청, 산사태 주의 경보 발령 / 임진강 물 불어 긴급 대피 문자 / 안성선 토사 유출로 차량 손상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서울·경기·충청·강원 등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낙뢰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가 하면 도로가 침수된 곳도 있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강수량은 서울(도봉) 137㎜를 비롯해 경기 광명 129㎜, 경기 가평(조종) 124.5㎜, 경기 포천(신북) 123.5㎜ 등을 기록했다. 서울, 인천(강화 제외)과 경기 대부분 지역, 강원, 세종, 충청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20㎜의 강한 비가 내리면서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무너져내린 도로 10일 오후 세종시 부강면의 한 도로가 폭우로 무너져 있다. 세종시는 전날 밤 굵은 장맛비가 내리면서 토사가 흘러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빗줄기는 특히 저녁 시간이 되면서 더 굵어져 서울 용산구에는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무려 61㎜의 비가 내렸다. 같은 시간 경기 광명 학온동(57㎜), 서울 중구(50㎜)·성동구(43㎜)·동대문구(41㎜)·노원구(40.5㎜) 등에도 40㎜ 이상의 비가 쏟아졌다.

국민안전처는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경기 연천군 임진강 상류의 필승교 수위가 1m를 넘어서자 야영객과 낚시객에게 문자로 긴급 대피를 권고했다. 산림청은 서울과 인천, 대전,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충남 등 8곳의 산사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조정했다.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잠수교 북단에서 경찰관이 수위를 확인하고 있다. 잠수교의 보행자 통제 수위는 5.5m이고, 차량 통제 수위는 6.2m이다.
이재문기자
수도권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시간당 30㎜ 이상 강한 비가 쏟아진 10일, 서울 송파구 탄천주차장에 있던 관광버스들이 비를 피해 인근 올림픽대로로 이동해 주차돼있다.
남제현기자
경기 오산시에서는 누읍동 만촌오거리 도로가 침수돼 차량통행이 일시 통제됐고, 광명 KTX 역사 지하 1층 통신실과 웨딩홀이 물에 잠겼다. 경기 안성시 양성면 45번 국도 용인방향 이현교차로에서는 토사가 유출돼 차량을 덮쳤다. 이 사고로 차량이 크게 파손됐으나 운전자는 다치지 않았다. 또 세종시 부강면에서는 교각 및 자전거 도로 일부가 내려앉았고, 새롬종합복지지원센터와 보람동 복합커뮤니티센터 등 세종시의 일부 신축 공공건축물에도 누수 현상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 9일 오후 4시30분쯤 경기도 고양시 북한산 인수봉 정상 인근에서는 번개가 떨어져 A(60·여)씨가 숨졌다. A씨는 동료 4명과 암벽 등반을 하다 바위에 앉아 잠시 쉬던 중 갑자기 친 번개에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슷한 시간 북한산 문수봉 인근에서는 B(46)씨가 낙뢰를 맞고 10여m 아래로 떨어지면서 팔목 골절상 등 중상을 입었다. 이날 비로 인천과 전남 고흥 등에서 주택 9동이 침수되면서 이재민(12명)이 발생했다.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전국에 집중호우가 내린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우산을 든 시민들이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장마는 11일 오전 대부분 지역에서 그치겠으나 충청이남 지역은 출근 시간대까지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충청 북부 50∼100㎜, 충청 남부, 경북 북부내륙, 경남 서부, 전라 30∼80㎜ 등이다. 곳에 따라 200㎜가 넘는 비가 올 수도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 4일 창원에서 하천 보수공사를 하던 근로자 3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진 사고와 관련, 공사 발주기관인 마산 회원구와 업체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마산동부경찰서 관계자는 “과실이나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관련자를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우·윤지로 기자, 전국종합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