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출신 한국인 171만명, 다문화학생 10만명, 북한이탈주민 3만명 시대다. 그러나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다문화·이주민과 북한이탈주민 10명 중 4명가량은 차별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한국의 여러 사회갈등 중 소득격차에 따른 계층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차별당한 영역으로는 양측 모두 채용과 승진, 임금 등 고용분야(탈북민 84.7%, 이주민 55.6%)가 가장 많았다. 이어 시설 이용(3.5%, 26.2%), 교육(2.4%, 9.5%) 등의 순이었다. 이들은 또 한국인이 자신들에게 상당한 수준의 편견을 갖고 있다고 인식했다. 탈북민의 56.5%, 이주민의 31.0%는 한국에 들어온 뒤 만난 사람들이 은연 중에 자신들을 ‘북에서 오면 다 빨갱이’, ‘세금 축내는 사람들’과 같은 편견을 내비쳤다고 토로했다.
탈북민·이주민들은 한국 사회의 갈등 수준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심각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민의 63.5%, 이주민의 42.5%가 이렇게 답했다. 이들은 소득격차에 따른 ‘계층갈등’(23.0%, 40.0%)이 국민통합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심각한 사회갈등으로 탈북민은 이념(22.5%), 북한이탈주민(22.0%), 다문화(8.5%) 갈등을, 이주민은 노사(18.5%), 다문화(8.5%), 북한이탈주민(8.0%)을 꼽았다.
한국사회의 대립을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탈북민의 41.0%, 이주민의 28.5%가 ‘여당과 야당의 정치 갈등’을 꼽았다. 이어 탈북민은 언론의 선정적 보도 경향(15.5%), 경제적 빈부격차·남북분단에 따른 이념세력의 주장(각 13.0%)이, 이주민은 경제적 빈부격차(22.0%), 국민 개인의 과도한 이기주의와 권리 주장(11.5%)이 사회 갈등을 부추긴다고 답했다.
이번 정책연구를 진행한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위원회 측에 “탈북민과 이주민 모두 일정 수준의 차별이나 편견이 존재한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안 제정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