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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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4차 산업혁명] 마블의 토니 스타크, 테슬라, 유니퀘스트, PLK

2008년 개봉한 마블 스튜디오(Marvel Studios, LLC)의 영화 ‘아이언맨’(Iron Man)은 전형적인 상상력에 의존한 공상과학(SF) 영화였다.

 

그래도 기존 히어로 영화와 달리 평범한 인간과 첨단 기술의 결합으로 영웅을 탄생시킨 만큼 현실화할 수도 있는 미래의 모습을 그렸다는 평과 함께 많은 관객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 5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홈커밍’(Spider-Man: Homecoming)은 조금 더 현실에 접근한 SF이다. 영화 속 스파이더맨을 지원하기 위해 등장하는 아이언맨, 즉 토니 스타크(Anthony Edward Tony Stark)는 자신이 운영하는 군수물품 회사인 스타크 인더스트리(Stark Industry)를 통해 여러 영웅의 무기와 전투 용품 등을 개발해준다. 스파이더맨이 입은 첨단 수트(suit)는 물론이고 히어로들이 사는 공간 또한 스타크의 작품이다.

 

이 영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변화 중인 환경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기도 하는데, 특히 스타크가 타는 자동차인 ‘아우디 A8’을 통해 곧 다가올 미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신형 아우디 A8은 최신 자율주행 기술인 ‘인공지능 트래픽 잼 파일럿’(AI Traffic Jam Pilot)을 탑재했다. 곧 다가올 미래의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인 자율주행의 현실 버전으로도 볼 수 있다.

 

이 기술은 컴퓨터 그래픽 처리와 멀티미디어 장치를 개발하고 제조하는 회사인 엔비디아(NVIDIA)의 시스템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능력을 제공한다.

 

센서(감지기)를 통해 입력된 데이터를 zFAS(중앙운전자보조제어장치)에서 처리하며, 초당 25억건을 처리하는 속도로 정확한 환경 모델을 생성한다. zFAS 운전자 지원은 중앙 분리대와 진·출입로가 있는 고속도로에서 사용되는 최초의 교통 체증 지원 시스템이기도 하다.

 

익히 알려진 대로 스타크(바로 위 사진)는 세계 최대의 전기 자동차 기업인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를 모델로 해 창조된 인물이다.

 

‘미래의 설계자’로 불리는 머스크는 우주 수송장비 제조회사인 스페이스X(SpaceX)를 통해 재사용할 수 있는 로켓과 행성 간 교통시스템(ITS) 우주선을 만들어 지구와 화성 사이를 오가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영화 속 인물처럼 전기차뿐만 아니라 정말 먼 미래에나 도래할 법한 환경과 기술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마블 영화 속 스타크와 스타크 인더스트리, 그리고 현실의 테슬라 모터스와 머스크처럼 최근 한국에도 미래 기술에 투자하고 이를 선도해나가는 기업이 있다. 지난 3월 정보기술(IT) 업계의 가장 큰 뉴스 중 하나는 이스라엘의 자율차 솔루션 업체인 모빌아이(Mobileye)를 글로벌 반도체 회사 인텔(Intel)이 153억달러(약 17조6000억원)에 인수했다는 소식이었다. 글로벌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올라선 인텔은 모바일 시대로 전환하면서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모빌아이 인수를 통해 자율차 시장에서 선두에 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내었다.

 

한국에서도 최대 반도체 솔루션 공급회사인 유니퀘스트가 지난해 8월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원천기술을 보유한 피엘케이테크놀로지(PLK Technologies)의 지분 56.41%를 119억원에 인수하였다. PLK는 인텔이 인수한 모빌아이와 함께 전 세계에서 자율주행 관련 납품 경험이 있는 거의 유이한 업체로 시장의 매우 큰 주목을 받아왔다.

 

PLK가 개발한 첨단운전보조시스템 ADAS는 차선 이탈 경보(LDW)와 전방 추돌 경보(FCW), 앞차 출발 알림(FCDA), 하이빔 제어(HBA), 교통 표지판 인식(TSR), 교통 신호등 인식(TLR), 보행자 인식(PD), 차선 유지 제어(LKA) 등 자율차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기술들을 대거 포함하고 있다. PLK는 ADAS 시스템을 쓸 수 있는 전용제품 ‘로드스코프(Roadscope)7’(R7)도 개발하여 이를 통해 실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 이 회사의 박광일 대표이사는 “R7은 LDW 기능을 통해 유색 차선과 직선, 곡선 차선을 모두 인식해 경보를 해주기 때문에 이달부터 버스와 화물차 등 대형 차량에 장착이 의무화되는 LDW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무엇보다 PLK에 투자한 유니퀘스트의 결정이 돋보인다. 테슬라 모터스와 스페이스X의 접점을 기대하는 일론 머스크와 같은 생각으로 투자했다고 한다.

 

유니퀘스트는 2007년 모바일 인쇄회로기판 조립품(PBA) 제조업체인 드림텍(DREAMTECH)을 90억에 인수하였는데, 이후 6년 만에 매출 6배, 영업이익 9배라는 놀라운 성장을 일구었다. 이 회사의 김예환(앤드류 김) 대표이사는 “PLK의 기술과 드림텍의 제조 노하우가 만나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이어 “향후 자율차와 헬스케어 시장 등 IT 융합이 일어나는 곳을 중점적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5일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가 총 2218만8565로, 성인 2명 중 1명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첨단 자동차가 점차 일반화되는 만큼 앞으로 전개될 자율차 시장에서 유니퀘스트와 PLK의 역할이 주목된다.

 

김정훈 유엔지원SDGs한국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유엔지원SDGs한국협회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자문 기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