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로 구성된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8일 내놓은 '가맹본부 불공정거래 근절 대책'을 원칙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정부 당국의 몰아치기식 조사는 프랜차이즈산업을 붕괴시킬 수 있다며 연말까지 환골탈태의 기회를 달라고 공정위에 요청했다.
박기영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정위의 건전한 가맹시장 조성대책은 협회가 고민하고 연구해온 방향과 맥을 같이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가맹본부의 '갑질 논란'은 미흡한 시스템과 과거 잘못된 관행에서 비롯된 부분이 적지 않다"며 "정부와 학계의 전문가들을 비롯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등 프랜차이즈 관련자들이 머리를 맞대어 구체적인 입법과 실행 계획을 마련해나가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가맹본부의 잘못으로 인해 프랜차이즈산업 전체가 무너져선 안된다며 공정위가 진행 중인 일부 가맹본사에 대한 조사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박 회장은 "프랜차이즈산업은 매출 100조원을 올리고 124만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산업"이라며 "가맹본사가 악의 축이자 나쁜 관행의 축이라는 식으로 매도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가운데)이 1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정위가 발표한 가맹본부 불공정행위 근절대책을 원칙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가맹본부가 악의 축으로 매도되어선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사진=오현승 기자 |
그는 "프랜차이즈업계를 향한 공정위의 직권조사가 언제 끝날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현재 진행 중인 조사를 중단하고 가맹본부가 새로 태어날 수 있는 시간을 3개월에서 5개월가량 달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많은 가맹본부가 로열티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 물류비용을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물류마진이 오픈되면 프랜차이즈산업에 새로 뛰어들 이들이 현격하게 줄어들 거라는 게 박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검증된 노하우를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제공한 대가로 받는 게 로열티"라면서 "프랜차이즈산업 초기 많은 가맹본부들이 로열티를 받지 않겠다는 구호를 앞세워 가맹점을 모집해온 게 문제"라며 "이 과정에서 로열티 대신 물류비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왜곡된 구조가 자연스레 고착됐다"고 진단했다. 박 회장에 따르면 전체 가맹본부의 약 36%만 가맹점주로부터 로열티를 받는다. 그러면서도 이른바 '통행세'명목으로 일부 가맹본부가 식재료에 30%가 넘는 마진을 붙인 건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박 회장은 "가맹점주만을 위한 정책은 대단히 위험한 정책"이라면서 "프랜차이즈산업의 현안을 논의할 수 있도록 김상조 공정위원장과 만남의 기회를 달라"고 전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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