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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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2752건 상담… ‘금천직장맘센터’ 활기

서울시 두번째 개소 1년 맞아 / 하루 평균 10건 이상 큰 인기 / 육아 도움… 女 경력 단절 예방 / 상담 98% “직장내 고충” 토로 / 市, 2020년까지 4곳으로 확충
서울 금천구의 한 직장에 근무하던 A씨는 출산을 앞두고 회사에 출산휴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총 3개의 사업장을 운영하던 회사는 A씨가 근무하는 사업장을 곧 폐업할 예정이라며 A씨에게 퇴사를 종용했다. 출산휴가를 주지 않으려는 핑계였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던 A씨는 고민 끝에 서울시의 ‘금천직장맘지원센터’를 찾아갔다. 센터에서는 A씨를 대리해 회사 대표와 인사노무 담당자를 면담하는 등 A씨를 도왔다. 덕분에 A씨는 원칙대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보장받을 수 있었으며, 출산을 앞둔 근로자를 위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도까지 활용할 수 있었다.

‘워킹맘(직장맘)’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금천직장맘지원센터가 지난 20일 개소 1주년을 맞았다. 육아 등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것은 물론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서울 서남권 직장맘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 금천구직장맘지원센터의 노무사들이 지하철역에서 현장상담을 하고 있다. 센터는 매달 가산디지털단지역·신길역·삼각지역·공덕역에서 ‘찾아가는 현장상담’ 부스를 열고 퇴근길 직장인들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금천직장맘지원센터가 지난 1년간 2752건의 상담을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 하루 평균 10건 이상 상담한 셈이다.

금천센터는 광진구에 있는 서울시 직장맘지원센터에 이어 두 번째로 개소한 여성 경력단절 예방기관이다. 센터에서는 직장을 다니며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이 평소 느끼는 고충을 상근 공인노무사 및 관련 전문가들에게 상담할 수 있다. 해고, 성희롱 등 노동권에 관한 사항은 물론 자녀관계 등 가족과 관련된 고민, 개인적 고충도 상담 가능하다. 임신과 출산으로 움직이기 힘든 여성을 위해 찾아가는 상담도 제공한다.

시에 따르면 상담의 98%(2733건)는 직장 내 고충 문제였다. 특히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 여성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 보장돼야 하는 ‘모성보호제도’와 관련된 상담이 63%(1717건)에 달했다. 시 관계자는 “직장맘들이 경력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직장에서 겪는 각종 불이익이란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여성들이 직장에서는 출산휴가·육아휴직과 관련된 정보를 취득할 방법이 많지 않다는 의미도 된다. 센터에 육아휴직에 대해 문의했던 김모(34·여)씨는 “입사 후 회사에서 육아휴직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여직원들끼리 알음알음 정보를 공유하는 형편”이라며 “물어볼 곳이 마땅치 않아 답답했는데 센터에서 궁금증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센터 홈페이지(www.gworkingmom.net)에는 육아휴직 후 연차휴가 일수 계산 방법 등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주요 사례가 정리돼있으며, 게시판을 통해 온라인 상담이 가능하다.

관련 교육도 활발하다. 센터에서는 지난 1년간 노동법, 직장맘 갈등관리 등 9회에 걸쳐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히 점심시간을 이용해 인근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한 ‘노동법 먹고, 샌드위치 먹고’ 교육은 큰 호응을 받았다. 올해 안에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온라인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올해 하반기 은평직장맘지원센터를 설립하고, 2020년까지 권역별 센터를 4곳으로 확충해 많은 직장맘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