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6년 500대 기업 여성임원 현황’은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에도 불구하고 좀체 무너지지 않는 성차별의 벽을 보여준다.
지난해 500대 기업의 여성임원의 수는 406명으로 전체의 2.7%에 그쳤다. 2014년 2.3%(353명), 2015년 2.4%(376명)에서 크게 오르지 않은 수치다. 공공부문에서 ‘여성장관 30%’, ‘공공기관 여성임원 30%’ 같은 구호가 나오고 있지만 민간기업은 10분의 1도 버거운 상황이다.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는 기업은 2014년 348곳(69.6%), 2015년 346곳(69.2%), 지난해 336곳(67.2%)으로 소폭 줄었다.
여성임원 비율을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업 4.9%, 금융·보험업 2.7%, 제조업 2.3%, 건설업 0.8%로 조사됐다. 특히 금융·보험업은 여성 취업자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이지만 여성임원 비율은 2014년 3.0%에서 지난해 2.7%로 줄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여성 고위직 진출을 돕기 위한 정책은 빈약한 편이다. 2006년부터 시행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는 정부가 민간기업의 성평등을 목표로 실시되는 몇 안 되는 정책 중 하나다. 공공기관이나 500인 이상 민간 사업장 중에서 여성 근로자나 관리자 비율이 동종 업종 평균의 70%에 미달한 곳으로부터 정부가 시행계획서를 받아 이행실적을 점검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사업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좀 더 적극 개입하는 공공부문도 여성임원 비율 증가율이 더디긴 마찬가지다. 중앙행정기관 고위공무원단에서 여성 비율은 2014년 4.5%에서 지난해 5.6%로 1.1%포인트 늘었고, 지자체 2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은 같은 기간 6.6%에서 4.6%로 줄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