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우 지음, 나무옆의자, 1만3000원 |
마음을 건다(정홍수 지음, 창비, 1만4000원)= 3부로 구성된 평론가 정홍수의 첫 산문집. 2013년부터 최근까지 써온 글들을 묶어낸 것으로, 그가 보고 듣고 읽고 만난 세상의 좋은 작품들로부터 기인한 글들이 묶여 있다. 일상의 단상을 모아 일기처럼 읽히는 1부 ‘사람들은 살아가고 버텨낸다’에는 그가 만난 세상의 시간과 인간의 얼굴이 녹아들어 있다. 좀더 긴 호흡으로 읽어낼 수 있는 2부 ‘이야기가 사라져가는 시절에’에는 주로 문학과 관련된 글들을 모았고 3부 ‘세상의 시간, 세상의 풍경’에는 그가 사랑하는 영화와 그만의 눈으로 들여다본 세상의 풍경을 담았다.
은유의 힘(장석주 지음, 다산책방, 1만3800원)= 월간 ‘시와 표현’에 연재됐던 ‘권두시론’ 24편을 다듬어 묶었다. 저자는 시가 생성되는 비밀의 핵심을 은유라고 보고, 그에 관한 사유와 영감으로 가득한 문장들을 풀어놓는다. 월트 휘트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윌리엄 블레이크 같은 외국 시인들과 김소월, 이상, 서정주, 윤동주, 김수영, 고은 등 대표 시인들의 시편을 고루 담아 만화경 같은 현대시의 세계를 포착했을 뿐 아니라 장자, 니체, 라캉, 사사키 아타루, 질 들뢰즈, 하이데거 등 동서양을 막론한 사상계의 별들을 통해 시를 봄으로써 시와 철학은 왜 만날 수밖에 없는지를 역설한다.
시간의 속살(이숭원 지음, 태학사, 1만2000원)= 문학평론가 이숭원의 첫 산문집. 이 책에는 저자의 많은 추억담이 담겨 있다. 가깝게는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문단 선후배, 학창 시절의 선생님, 어린 시절의 동무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과 얽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어떤 일은 바로 어제 본 듯 생생하게 떠오르는 사연도 있고 기억 저편에 어렴풋이 윤곽만 남은 이야기도 있다. 그 모든 것이 오늘의 이숭원을 이룩한 질료이고 동력이기에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소중한 일부였다. 그것이 저자 안에 스며들어 근골과 혈육이 되고 숨결이 되었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