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는 대신 온라인·모바일 금융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노인과 장애인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16년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70대 이상 노년층 인터넷뱅킹 이용자비율은 각각 14.0%, 4.3%에 불과했다.
노인들은 지점을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창구를 이용하다 보니 각종 수수료도 모바일이나 인터넷뱅킹 보다 더 많이 납부해야 한다.
시각장애인도 디지털 금융에서 소외되고 있다. 각종 인터넷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음성 서비스가 지원되고, 말하는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도 나왔다고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 없이 은행 거래를 하기에는 아직도 크게 불편한 실정이다.
◆70대 이상 노년층 인터넷뱅킹 이용자비율 4.3%
최근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충북대 모비즈랩에 의뢰해 발간된 '국내 금융 및 전자정부 모바일 앱 접근성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중증장애인의 은행 모바일 앱 접근성 점수는 평균 55.8점(100점 만점)에 불과해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매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핀테크(Fintech)' 기술에 따른 금융산업의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지만, 새로운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금융에서 소외되는 '핀테크 디바이드(Fintech divide)'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디지털화로 업종간 장벽이 무너지면서 특정 서비스를 특정 주체가 제공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그동안 은행 핵심 업무로 간주됐던 지급 결제를 인터넷쇼핑몰 업체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은행 서비스는 남아 있지만, 은행 서비스를 꼭 은행이 하라는 법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금융 디지털화는 소비자에게는 이용 편리함을, 금융기관회사에는 비용 절감이라는 뚜렷한 이점이 있다. 소비자들은 모바일뱅킹으로 굳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점포 통폐합으로 임차료와 인건비 등을 줄일 수 있다.
◆젊은층 타깃으로 금융기술 개발되는 현실…고령층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하지만 디지털 금융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흐름을 주도하는 정보통신(IT)업체가 젊은 층을 타깃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고령층 소외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앱을 개발할 때 고령층이 이용할 수 있게끔 매우 쉽게 만들거나, 화상 전화로 은행 창구에서처럼 거래할 수 있게 해야한다며 이렇게 하는 것은 비용이 더 들겠지만 이는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무라고 말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