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30)씨는 "요즘 음식점 장사가 안 되는 건 경기 불황의 영향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식당 주인 때문"이라며 "맛 없고, 가격만 비싸며, 불친절한데 누가 사먹고 싶겠냐"고 반문했다.
C(35)씨는 "우리나라는 전국 어딜가도 그 지역만의 특색이 없다. 기껏해야 소주가 다른 정도"라며 "같은 도시, 풍경에 바닷가 도시도 엇비슷하고 어딜가도 '프랜차이즈 천국'이다. 제주 정도가 특색 있어서 종종 가는데 여긴 정말 '바가지 천국'"이라고 하소연했다.
D(38)씨는 "얼마 전 한 해수욕장 갔는데 평소 16만원 하던 호텔방이 성수기라고 33만원 받는다"며 "그래서 급을 낮춰 찾아보니 3만원짜리 모텔방이 15원까지 치솟았다"고 토로했다.
E(40)씨는 "적은 월급, 높은 물가에 누가 나가서 사먹겠냐. 휴가철에는 해도 해도 너무한 수준의 바가지까지 씌운다"며 "일단 가격 올려놓고선 손님이 오길 기다리는 식당도 있다. 가격을 올렸으면 양이라도 많이 달라"고 지적했다.
연이은 경기불황으로 인해 서민층 주머니가 가벼워지면서 숙박·음식점 시장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숙박·음식점업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4.0%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작성되는 지수다. 숙박·음식점업 서비스업 생산이 감소했다는 것은 매출이 계속해서 뒷걸음질 칠 정도로 업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숙박·음식점업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같은 달 대비 성장률 기준으로 지난해 9월(-1.6%)부터 10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0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숙박·음식점업 서비스업 생산이 이렇게 오랜 기간 연속으로 감소한 적은 없었다.
◆외식보단 '집밥'…음식점 시장 부진 이어져
숙박·음식점업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5∼11%대 성장을 거듭했다. 2000년대 중후반에도 플러스(+) 성장을 하는 때가 더 많았다.
그러나 2015년 6월부터 2016년 1월까지 8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이후 플러스,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더니 작년 하반기부터 고개를 들지 못하는 모습이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지난해 8∼9월부터 감소세가 뚜렷하다.
음식점업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9월 -1.8%를 기록한 뒤 올해 6월 -3.9%까지 10개월 연속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주점업 및 비알콜음료점 생산은 지난달 2.5% 감소, 작년 8월부터 쭉 역성장했다. 숙박업 역시 지난해 9월(-0.1%) 마이너스 성장세로 내려앉은 뒤 올해 6월(-5.5%)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은 "경기가 좋지 않은 영향이 크다"면서도 "음식점업 생산의 경우 외식보다는 집에서 밥 해먹는 문화가 발달하면서 감소하는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외식, 숙박 물가 껑충…소득은 제자리
숙박·음식점업은 대표적인 내수 밀접 업종이다. 주머니 사정이 얄팍해진 탓에 가계가 놀러 가지 않고 외식하는 경우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집밥' 문화가 강화하는 것도 팍팍한 가계 사정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가계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외식 물가는 뛰다 보니 밖에서 사먹기 보다는 집에서 음식을 직접 해먹는 이들이 늘고있다.
실제 음식점업 생산은 감소하고 있지만 식재료 소비는 늘어나고 있다.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지난달 2.9% 늘어나는 등 올해 3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최근 1년(2016년 7월∼2017년 6월)으로 기간을 늘려 보면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작년 9월(-0.8%), 올해 2월(-12.6%)을 제외하고 매달 플러스 성장했다.
다른 업종 대비 특출한 기술이나 큰 자본이 필요하지 않아 자영업자들이 쉽게 진출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점도 숙박·음식점업의 부진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숙박·음식점업의 부진은 고용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만8000여명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2011년 12월(-2만8000명) 이후 처음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