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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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뜨락] 오늘만큼은 함께 있고 싶다

신현림

악수밖에 안 했는데
내 몸에서 살다 간 듯이
당신 손자국이 남았다
딱딱한 빵처럼 당신 손이 슬펐다


나 같지 않은 나
당신 같지 않는 당신
다른 세상, 다른 시간으로 헤어지기 전에


남극처럼 추운 이곳에서
얼어 죽을지도 모르지만
오늘만큼은 함께 있고 싶군요

―신작시집 ‘반지하 앨리스’(민음사)에서

● 신현림 시인 약력

△경기 의왕 출생 △199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세기말 블루스’ ‘해질녘에 아픈 사람’ ‘침대를 타고 달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