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승강기?' 관리소장이 '파손'우려해 승강기에 갇힌 40대女 구조막아, 끝내 실신

아파트 관리소장이 승강기 파손을 우려해 고장으로 갇힌 주민 구조를 막는 일이 일어났다. 사진은 광주 소방본부의 승강기 구조훈련 모습. 사진=광주 소방안전본부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40대 여성이 갇혔지만 관리사무소장이 승강기 파손에 따른 비용 등을 우려, 119의 구조를 막는 바람에 여성이 실신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18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7시쯤 부산 남구 모 아파트 1층에서 A(42·여) 씨가 탄 엘리베이터가 곧 작동을 멈췄다.

놀란 A 씨는 곧바로 비상벨을 눌러 관리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했고 8분 뒤 아파트 보안요원이 출동했지만 문을 열지 못했다.

다급해진 A 씨는 119에 신고, 8분 뒤 119구조대원이 도착했다.

119구조대원은 장비를 동원해 엘리베이터 문을 강제로 열려고 문을 12㎝가량 개방하던 순간 관리소장 B(47) 씨가 '승강기 파손이 우려된다. 수리기사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라'며 구조를 막았다.

문이 열리지 않자 A 씨가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 놀란 남편이 30분 뒤 현장에 뛰어와 "당장 엘리베이터 문을 열어라"고 고함을 쳐 119구조대원이 승강기 문을 45분만에 열었다. 

오랜 시간 안에 혼자 있던 A 씨는 이미 실신한 상태였다.

A씨는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두통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조를 막은 관리소장 B 씨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처벌할지 검토하고 있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