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정보통신)업체 애플(좌)과 구글 |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는 지난달 25일부터 8월 2일까지 1주일간 엔씨소프트의 인기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의 피해상담만 33건이 접수됐으며 피해금액은 1억 4341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접수된 피해 대부분은 고객이 환불을 요청했으나 게임제작사와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의 앱스토어 같은 ‘오픈마켓’이 모두 거부했다는 내용이었다.
지난4월 한국소비자원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모바일 게임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323건 접수됐으며 지난해에는 피해접수가 전년대비 29.2% 증가했다는 통계를 내놨다. 소비자원 역시 모바일 게임의 과금, 청약철회, 계약해지 등이 오픈마켓 사업자에게 맡겨져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비슷한 피해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는 오픈마켓의 환불정책에 있다. 현재 모바일 게임 환불은 거의 오픈마켓을 통해서만 이뤄지게 돼 있다. 게임을 운영하는 주체(게임사)와 환불해 주는 업체가 다르다보니 고객이 어떤 아이템을 왜 환불하는지 파악하지 못해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오픈마켓은 환불 내역을 게임사와 공유하지 않아 양측모두 답답할 따름이다.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측은 이런 점에 따라 “기본적으로 구매한 상품 대부분은 환불받을 수 없다”라며 못 박아 두고 있다. 대신 구글 플레이는 예외적으로 결제 후 65일 내의 건 중 첫 1회에 한해 자체적으로 판단하여 환불을 해준다고 고지하고 있다. 애플 역시 게임의 내용과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환불가능 여부를 판단해 환불을 처리한다고 안내한다. 이 때문에 환불에 정당한 사유가 있어도 거절당하거나 부당한 사유에도 환불에 성공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오픈마켓의 환불정책을 악용한 ‘환불대행’ 같은 편법 사이트까지 생겨나 소비자들은 개인정보 등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구글, 애플 등 오픈 마켓 사업자들은 모두 인지하고 있지만 ‘시스템을 개선해나가겠다’는 답변만 내놓을 뿐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게임사들은 오픈 마켓이 환불 고객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게임 자체에서 환불 아이템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해 할 뿐이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모바일게임 사업자'에게도 직접 환급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모바일게임 표준약관 제정’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건의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구글, 애플 모두 해외업체라 우리나라 게임사와 정책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 “공정위로 사안을 건의했으며 현재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