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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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태풍 ‘하토’, 홍콩 이어 중국 남부 강타…16명 사망

태풍 ‘하토(HATO)’가 홍콩을 거쳐 중국 대륙 남부를 강타하면서 16명이 숨지고 수백여 명이 다쳤다.

2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태풍 하토가 전날 홍콩과 마카오를 거쳐 광둥(廣東)성과 광시(廣西)장족자치구 등 대륙 남부를 휩쓸었다.

기상대 관계자는 올해 13호 태풍인 ‘하토’가 올해 들어 중국이 맞은 최강 태풍이라고 밝혔다.

마카오에서는 강한 바람에 넘어진 벽에 깔려 30세 남자가 사망하고 62세 노인이 11층 아파트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등 모두 8명이 사망하고 153명이 부상했다. 또 한때 전력공급이 끊기면서 마카오 카지노들이 예비 발전기를 가동했다.

광둥성 주하이(珠海)에서 4명, 중산(中山)에서 3명, 장먼(江門)에서 1명 숨졌으며 500명 넘는 주민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5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농지도 664헥타르(㏊)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190만 가구의 전력공급도 차질을 빚었다.

주하이에서는 강한 바람과 파도에 통제력을 잃은 선박이 해안고속도로로 연결되는 다리 교각에 충돌하면서 다리 진입이 통제되기도 했다. 광둥성 당국은 밀물 때 태풍의 기습으로 대규모 홍수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저지대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선박을 안전지대로 옮기도록 했다. 태풍 하토는 북서부로 이동하면서 24일 광시장족자치구로 진입한 다음 내륙으로 들어가면서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예보됐다.

광시에서는 전력회사 직원 1만5000명이 비상대기에 들어갔고 1만2000척의 어선이 안전지대에 정박해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인명피해가 컸던 마카오에서는 이번 재해의 책임을 지고 퐁소이쿤(馮瑞權) 기상국장이 사퇴했다. 페르난도 추이(崔世安) 마카오 행정장관도 “사전에 태풍을 예측하고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충분하지 못했다”며 주민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주민들의 집단적 의사 표출이 드문 편이었던 마카오에서는 이번 태풍에 정부당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연명으로 관련 당국자의 퇴진을 요구하는 운동이 일기도 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