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이날 박 후보자 기자회견 후 여론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애초 박 후보자의 창조과학 활동이 문제로 불거졌을 때 “개인의 종교활동은 검증 대상이 아니다(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던 청와대는 박 후보자 부적격 의혹 항목에 ‘뉴라이트 성향’이 추가되자 기류가 변했다. 청와대는 앞서 “재검증은 아니다”면서도 새로 나온 사실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건국과 정부수립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는 이날 해명으로 여론이 극적으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박 후보자는 이전 문재인정부 인선 낙마자와 비슷한 길을 걸을 가능성이 크다.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성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가 창조론 논란, 뉴라이트 사관 문제 등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뉴라이트 논란의 경우 박 후보자는 평소 연구에 매진하느라 어떠한 정치·사상 활동에도 관심이 없었다는 해명을 내놨다. 이는 이번 인사가 청와대가 평소 강조해온 ‘대통령의 국정철학 이해도’라는 인사기준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던 인사검증 실패 사례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
여권은 뉴라이트 사관 문제까지 불거지자 당 차원에서 박 후보자를 엄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기류가 강하다. 당 지도부는 ‘청문회에서 당사자 소명을 통해 국민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청와대의 공식 입장과 보조를 맞추고 있지만, 당내에선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더해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 책임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창조론 논란에 이어 뉴라이트 사관 문제 등 `이념논란`이 불거진 박성진 초대 중소기업벤처부장관 후보자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해명 기자회견에서 곤혹스런 표정으로 질문을 듣고 있다. |
반면 박 후보자의 이념 문제에 대해 언급을 삼가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전날 “공직자로서의 자격과 능력을 갖췄는지를 철저하게 검증할 것을 약속한다”는 논평 이후 이날도 별다른 언급을 피했다.
박영준·박성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