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출신 106살 할머니의 난민 신청을 거부함에 따라 이들 일가족이 모두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총소리가 끊이질 않는 고향을 떠나 마지막 안식처를 찾은 할머니는 최근 뇌졸중까지 겹치면서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상태로 알려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와 중동 알자지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쿤두즈를 떠나 여러 국가를 거쳐 올여름 스웨덴으로 들어온 비비칼 우즈베키(106) 할머니가 난민 신청을 스웨덴 정부로부터 거절당하면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으로 밝혀졌다.
알자지라 방송 영상 캡처. |
우즈베키 할머니는 아들과 손자 등에 업혀 2년간 떠돌이 생활을 한 끝에 스웨덴에 마지막 보금자리를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들 가족은 정부의 결정에 반발해 항소한 상태다. 3회까지 항소할 수 있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는 탓에 사실상 우즈베키 할머니의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우즈베키 할머니의 손자 모하메드는 “어째서 스웨덴 정부가 우리를 거절하느냐”며 “할머니께서는 무척 몸이 좋지 않으시다”고 주장했다. 거듭해서 “왜”냐고 되물은 그는 “우리가 거절당한 이유를 알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을 의식한 듯 스웨덴 이만당국은 “우즈베키 할머니의 나이와 몸 상태가 이들 가족의 난민신청을 거절한 이유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난민 신청을 거절한 것은 사실”이라며 “중요한 사실은 이 문제가 법정으로 가게 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국은 또 “지금 이 자리에서 이유를 밝힐 수는 없다”며 “거듭 강조하지만 ‘나이’는 난민들을 보호해주는 장치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알자지라 방송 영상 캡처. |
외신들은 “당국은 아프가니스탄 쿤두즈가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모하메드는 “아프가니스탄은 매일이 전쟁”이라며 “총소리가 끊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탈리반과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의 대립이 날마다 이어지고 있다”며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그곳으로 스웨덴 정부가 우리를 왜 돌려보내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미국 대학 순위를 집계하는 US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에 따르면 비즈니스 리더, 엘리트 집단 그리고 일반 대중 등 총 2만1000명을 상대로 지난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세계에서 이민자가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스웨덴으로 나타난 바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