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시르미오네를 상징하는 로카 스칼리제라는 베로나에서 가장 유명한 가문 중 하나였던 스칼라 가문의 성으로 시르미오네성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
한밤의 공연 「자정 넘어서까지 이어진 격정의 오페라, 새벽까지 식지않은 열기에 잠 못 이뤄」
한낮의 평화 「베로나서 50분 이탈리아서 가장 큰 가르다호수 신비로운 고대도시서 평화 만끽」
전날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곡이 울려 퍼지던 아레나(고대 원형경기장) 무대는 어느새 이집트 왕궁으로 바뀌어 있었다. 고대 원형경기장 내에 들어선 고대 이집트 왕궁이 원래 거기 있었던 듯 자연스럽다. 무대장치가 화려한 오페라 특성상 매일 다른 공연을 상영한다는 자체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원형경기장 위로 높게 솟은 크레인이 미리 지어진 세트장을 공연장 안팎으로 분주히 옮겨 놓는다고 한다.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전쟁, 두 나라 공주와 이집트 장군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아이다는 장엄한 개선행진과 비극적인 사랑의 결말로 유명하다. 장엄한 행진곡과 아름다운 선율의 아리아가 원형경기장을 가득 메운다. 별다른 음향장치 없이 고대 원형경기장의 특징만으로도 무대 소리가 고스란히 객석으로 전달되면서 더 큰 감동을 선사한다. 오후 9시에 시작된 공연은 자정을 넘기며 이어졌고 아이다가 이집트 장관 라다메스의 팔에 안겨 숨을 거두면서 마무리됐다. 공연이 끝나도 열기는 새벽까지 이어진다. 축제기간 베로나는 밤을 잊은 오페라의 도시가 된다.
이탈리아 시르미오네 호텔엔 호수로 이어져 있는 나무데크가 놓여 있다. 호수를 발끝에 두고 바라보는 풍경에 여유와 한적함이 묻어난다. |
성문 앞, 작은 다리를 지나가고자 하니 차량이 밀려있다. 그 앞 주차장은 넘쳐나는 차량으로 주차가 만만치 않았다. 한 바퀴 돌아보니 근처 호텔 주차장 넓은 공간이 비어 있어 마당에 주차하고 관광을 하기로 했다. 그냥 나설 수가 없어 잠시 쉴 겸 음료를 시켜 수영장 옆 야외 테라스에 자리 잡았다. 잔디 정원에는 호수로 이어져 있는 나무데크가 놓여 있다. 호수를 발끝에 두고 바라보는 풍경에 여유와 한적함이 묻어난다. 물결이 다양한 얘기를 건네는 듯 일렁이는 호수를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 시간을 잊은 듯 편안해진다. 어느 순간, 중세시대 마을로 온 것만 같다. 호수의 끝자락에서 신비로운 비밀을 간직한 채 오랜 세월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분위기다.
이탈리아 시르미오네 호텔 수영장 옆 야외 테라스의 고양이들 |
호텔에서 나와 신시가지와 구시가지의 경계선이자, 도시의 상징인 스칼리제라성으로 연결되는 작은 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건너니 아름다운 호반 위의 중세마을 시르미오네 구시가지가 펼쳐진다. 시르미오네를 상징하는 ‘로카 스칼리제라’는 베로나에서 가장 유명한 가문 중 하나였던 스칼라가문의 성으로, 시르미오네성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중세에 지어진 이 성은 주변에 높은 산과 언덕이 없고 반도 끝자락에 위치해 적들로부터 방어가 수월했다고 한다.
중세에 지어진 이탈리아 시르미오네성은 주변에 높은 산과 언덕이 없고 반도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 적들로부터 방어가 수월했다. |
시르미오네성 망루에서 노는 아이들. |
시르미오네성 뒤쪽으로 내려가니 ‘풍경산책로'가 나온다. 시르미오네 반도를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조성된 산책로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찰랑대는 호수의 파도가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 주는 듯하다. |
이탈리아 시르미오네 구시가지에는 레스토랑과 기념품점이 작지만 재미있게 늘어서 있다. 수많은 기념품점과 카페, 레스토랑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는 골목길을 벗어나니 또 작은 광장과 좁은 골목길이 미로처럼 연결돼 있다. |
베로나에서 공연되는 오페라는 ‘일 트로바토레’ |
단테, 괴테, 바이런, 스탕달 등 유명인에게 아름다움으로 좋은 영감을 전했다는 가르다 호수를 뒤로하고 다시 베로나로 돌아온다. 석양이 질 무렵, 불그스레한 빛이 주위를 감싸며 호수에 어른거리니 몽환적인 느낌마저 풍긴다. 이 밤의 오페라는 ‘일 트로바토레’이다.
여행가·민트투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