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낮 12시39분쯤 부산시청 동편에 위치한 35층짜리 ‘부산 더샵 시티애비뉴’(부산 연제구 연산5동) 주상복합건물에서 누런 물과 담배꽁초가 담긴 빈 소주병이 폭 6m 정도의 건물 정문앞 도로로 투척돼 박살이 나며 사방으로 유리파편이 튀었다.
빈 소주병은 때마침 시티애비뉴 정문 앞을 오찬 뒤 평화롭게 지나던 직장인 20여명의 코앞에 떨어지며 박살이 났다.
시티애비뉴 경비원 김소식씨가 7일 낮 소주병이 깨져 박살이 난 지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소주병 파편이 널려 있고, 담배꽁초에서 니코틴액이 나와 누렇게 변색된 물이 아스팔트 포장위에 선명하게 나타나 있다. 부산=전상후 기자 |
시티애비뉴 경비원 김소식(64)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최근 한 달 동안 벌써 여섯 번째다. 소주병이 세 번째고, 나머지는 라면 찌꺼기 등 쓰레기 뭉치였다”며 “이곳은 행인들 왕래가 잦은 곳이어서 큰 불상사가 일어날까봐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제발 범인 좀 잡아 달라”고 하소연했다.
경비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증거물을 확보했다. 관할 연제경찰서는 담배꽁초에 묻은 타액 등을 검출, 투척자의 DNA를 분석하는 등 고도의 수사기법을 총동원, 범인 추적에 나섰다.
시민들은 범인의 타액이 묻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담배꽁초가 여러 개 확보된 점 등으로 미뤄 범인 검거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티애비뉴 경비원 김소식씨가 소주병이 투척된 직후 경비실에서 뛰쳐나와 놀란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부산=전상후 기자 |
목격자인 직장인 J씨는 경찰에게 “소주병이 몇 층, 몇 라인에서 떨어진 것은 못봤지만 ‘퍽’하는 소리가 들여 길을 가던 행인들이 놀라 순간적으로 피했다”며 “소주병의 파손 정도로 미루어보아 6∼10층에서 병이 투척된 것 같고, 건물 4∼5층 사이 보일러 배출구에 종이백이 매달려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위층 어느 집에서 종이백에 담아 던진 소주병이 종이백은 걸리고 병만 도로에 떨어진 것 같다”고 진술했다.
한 시민은 “사람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빈 병을 고층아파트에서 도로로 던진다는 것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며 “경찰력을 총동원, 범인을 꼭 잡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