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부장판사 장일혁)는 음주운전 단속 도중 특정인에게 일부러 관대한 처분을 내린 혐의(직무유기)로 기소된 경찰관 송모(53)씨 항소심에서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500만원으로 감형했다.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이 형량은 그대로 확정됐다.
문제는 형법에 규정된 공무원의 직무유기죄는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 자격정지만 선고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법에도 없는 벌금형으로 깎아준 판사와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은 검사 모두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지른 셈이다.
송씨가 선임한 부장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법원은 뒤늦게 “담당 재판부의 단순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문무일 검찰총장이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비상상고’ 절차에 따라 당장 대법원에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총장이 비상상고를 하면 대법원은 이미 확정된 형량이라도 이를 무효화하고 다시 재판할 수 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