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가 물러가고 선선하고 청명한 가을철을 맞아 자전거를 즐기는 이들이 늘고있는 가운데, 조군처럼 생각지 못한 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자전거 사고건수가 월평균 481.4건인데 반해 9월은 680.2건으로 크게 늘어 1200만명에 달하는 ‘자전거족(族)’의 안전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15일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2012∼2016년 자전거 사고 현황’에 따르면 자전거 가해 사고는 2012년 3547건에서 매년 증가해 2015년 6920건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자전거 사고 건수가 5936건으로 다소 줄었지만 사망자는 2015년 107명보다 6명 늘어난 113명에 달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피해를 입은 사고도 2012년 9705건에서 2015년 1만1390건으로 최고수치를 기록한 후 지난해 9700건으로 다소 낮아졌지만 매년 발생한 사상자 수가 1만∼1만2000명 수준이다.
지난 5년간 가장 많은 자전거 사고(가해 기준)가 난 연령대는 청소년층(13∼20세)으로 총 5672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소아청소년의 경우 안전헬멧 등의 보호장구 착용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 발생시 부상 위험성이 높은 형편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자전거 안전모 착용율은 14세 미만이 9%, 15~20세는 12%로 30대(37%), 40대(30%), 20대(29%) 등에 비해 크게 못 미쳤다. 청소년층에 이어 65세 이상 노인층에서도 사고(5224건)가 빈발했다. 특히 지난 5년간 노인층의 자전거 사고는 청소년층보다 적었지만, 사망자수는 전체 사망자(515명)의 52%(269명)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노년층의 자전거 사망사고는 주로 큰 도로에서 교통법규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했다”며 “자전거가 도로교통법상 ‘차’로 구분됨에도 운전자들은 스스로 ‘보행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자전거 사고가 발생했을 때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하고, 야간에는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자전거 후미등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편 술을 마신 상태에서 자전거를 타는 이들로 인한 우려도 크다. 서울 마포에 사는 회사원 임모(38)씨는 “주말에 한강공원에 나가보면 자전거를 세워놓고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며 “가뜩이나 사람이 몰리는 휴일에 술에 취해서 나들이객들과 부딪히는 사고가 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더라”고 지적했다.
부천성모병원 황세환(이비인후과)·이중호(성형외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1만9599명 중 자전거를 타는 48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전거 음주 운전 경험률이 12.1%(586명)에 달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자전거를 타는 성인 8명 중 1명 꼴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행법상에는 자전거 음주운전 단속이나 처벌조항이 없다. 도로교통법 제50조 8항에는 ‘자전거 운전자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행을 해서는 아니된다’고 명시돼 있지만, 이는 처벌규정이 아니라 훈시 규정일 뿐이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에는 자전거 운전자가 음주운전 등 차량 운전자로서 지켜야 할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엔(약 51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자전거 안전 운행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자전거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근거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에서는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자전거 음주운전 단속·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자전거 안전 패키지법을 발의한 상태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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