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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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길의 연애즉문즉설] <15> 여자친구가 애를 갖고 싶대요


(즉문) 복학하고 만나서 이제 1년 된 여자친구가 있어요. 근데 여자친구는 빨리 결혼하는 게 꿈이래요.

당장 애라도 만들어 결혼부터 하자고 하는데, 저도 여자친구가 좋지만, 현실적으로 그냥 결혼할 순 없잖아요. 전 한 30살은 돼야 할 것 같은데, 이런 말을 하면 너무 속상해해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즉설) 결혼이 ‘신혼일기’ 같진 않아요. 결혼하면 이효리나 장윤주처럼 살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그거 다 캐리비안의 해적 같은 판타지에요. 결혼은 리얼 다큐멘터리거든요.

여친 분 마음도 이해는 돼요. 사귀고 시간이 흐르면 ‘열정적인 연애’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연애’를 추구하게 되죠. 빠르면 6개월 길면 약 2년 정도까지 가는데, 이때 여자는 남자의 애정이 식어간다고 생각하고, 사랑을 확인하려 합니다. 때로는 다짐을 받으려 하기도 하죠. 여친 분은 그 확인도장을 ‘혼인신고서’에 찍고 싶은 거예요.

그러나 결혼을 위해 애부터 갖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에요. 경제적, 심리적, 환경적 준비가 된 상태에서도 부모가 되면 진짜 힘들어요. 하물며 아무 준비 없는 상황에서 애부터 만든다? 이건 극단적으로 말하면 미친 짓이에요. 세 사람 인생을 망치는 일이기도 하고요.

여자친구 서운하지 않게 애정표현에 더 신경 쓰세요. 지금보다 뜨겁게 연애하면서 마치 결혼한 것처럼 지내요. ‘여보’ ‘자기’ 이런 표현도 하고, 뭐 상황이 허락한다면 함께 살아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애는 만들지 마세요. 결혼은 졸업이라도 하고, 직장을 구한 다음에 해도 충분히 빠릅니다.

여친이 결혼 이야기를 하면 “현실적으로 결혼할 수 없다” “결혼할 준비가 안 됐다” 등의 말보다는 “우리 지금처럼 사랑하다가 5년 만 있다가 결혼하자. 내가 그때까지 더 멋진 사람이 될게”라고 하세요. 솔직히 제대로 통할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게 님이 할 수 있는 최선인 듯합니다.

님이라도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다행이에요. 혹시 모르니 피임 똑바로(?) 하세요.

연애계의 법륜스님 이명길 드림

'국내 1호' 연애 크리에이터 이명길의 ‘연애즉문즉설’! 연애와 관련된 질문을 소개하고 답하는 시간입니다.

아래는 이명길 크리에이터가 운영하는 유튜브 '갑오징어 연애TV' 채널의 금주 영상입니다. 구독하시면 더 많은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