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연일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안보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16일 두 보수야당은 문 대통령의 ‘전술핵 재반입 불가’ 방침,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도발에도 문재인 정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검토하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한국당은 이날 문재인 정부를 “안보 포기 정부”라 규정하며 “대통령도 오락가락, 정부도 오락가락”이라고 맹비난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내부적으로 엇박자를 내는 등 오작동을 하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 징후를 알고도 인도적 지원이라는 명분을 만들어 800만 달러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고 했다. 북한이 전날 오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도발에 나섰지만, 통일부는 “대북 인도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꼬집은 것이다.
전 대변인은 또 전술핵 재반입에 대한 문 대통령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입장이 엇갈린다고 지적하며 “안보 이슈에서 문재인 정부가 철학이 없다는 사실이 내부 엇박자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에 대응해 자체적으로 핵 개발을 하거나, 전술핵을 다시 반입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반도 비핵화 방침을 확고히 했지만, 송 장관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깊이 검토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바른정당은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방침에 대해 “시기가 시기인 점을 먼저 생각하라”며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마땅히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전지명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상적 상황이라면 그 누구도 인도적 지원에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금은 준 전시상황이나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현 시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감상주의적”이라 꼬집으며 “국제사회 대북제재 효과를 반감시키고, (유엔) 안보리 결의안도 휴짓조각으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지명 대변인은 정부의 대북 방침에 대해 “일본도 부정적”이라며 “국내외적으로 심한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그 한 예로 (전날) 한·일 정상 간의 통화에서도 아베 (신조) 총리는 문 대통령에 ‘북한 인도적 지원 시기를 고려하라’고 주문할 정도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