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가상화폐 거래소 BTC 차이나는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 국내 거래업무 중단을 선언했다. BTC 차이나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 4일 중국 규제 당국의 발표를 신중하게 고려한 끝에 중국 거래소가 30일 자로 모든 거래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BTC 차이나 발표 직후 정부가 이달 말까지 모든 비트코인 거래소를 폐쇄할 계획이라고 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업계에선 중국 당국이 거래소 운영자에게 구두로 영업중단 지침을 내렸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4일 신규 가상 화폐공개(ICO)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새 가상화폐를 발행하고 투자금을 유치하는 행위를 전면금지하는 등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를 공식화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 1월 비트코인 거래소들에 대해 전면 조사에 나선 바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가상화폐가 금융감독 기관의 규제 없이 거래되고 있어 투기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익명으로 개인 간 거래되기 때문에 돈세탁과 조세 회피에 이용되기 쉽다”고 밝혔다. 이번 중국 당국의 조치는 경제 안정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투기 등 과열 분위기를 경계하는 중국의 경제정책의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관측이다. 또 이번 조치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중국 정부가 다음 달 18일 제19차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비트코인 시장 장악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실효성에는 의문이 많다. 비트코인 거래가 사인 간에 거래되는 것이어서 사각지대가 많아 가상화폐 거래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중국 내 거래소가 폐쇄돼도 중국인들은 여전히 해외 거래소 등 다른 경로를 통해 비트코인 거래가 가능하고, 은밀한 거래를 중국 금융당국이 적발하기도 쉽지 않은 까닭이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규제가 실효성이 없고 오히려 중국의 가상화폐 산업 성장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