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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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중국] 부모 앞에서 절 올리는 아이들…"예의" VS "세뇌"

중국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학부모 총회에 참석한 부모 앞에서 절을 올린 채 1분간 그대로 멈춘 영상이 공개됐다. 부모를 향한 존경심을 나타낸다며 박수를 치는 이도 있지만, 자발적 예가 아닌 타인에 의한 절이라며 세뇌교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광시좡족(廣西壯族) 자치구 구이린(桂林) 시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부모 앞에 절을 올린 학생들 영상이 웨이보 등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외신들은 학생들의 절이 고두례(叩頭禮)라고 전했다. 고두례는 불교용어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아는 양손을 겹쳐 올리는 큰절과 달리 두 손을 평행하게 놓고 머리를 땅에 대는 방식이다.

학교 관계자의 지시에 따라 학생들은 일제히 부모에게 절을 올렸다. 관계자는 자신을 학교에 보내주고 공부하게 해준 부모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으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머리를 땅에 댄 채 약 1분간 가만히 있었다. 의자에 앉은 부모들은 절 올리는 아이들을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네티즌 반응은 엇갈렸다.

부모를 향한 존경과 감사하는 마음을 드러내는 의식이라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이도 있지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게 아닐 수도 있다며 세뇌교육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학교 측 입장은 알려진 내용이 없다.

재작년 장쑤(江蘇) 성의 한 초등학교 입학식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연출됐다. 학교 문턱을 넘은 1학년 아이들이 부모 앞에서 절 올리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같은해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 시의 한 광장에 모인 프랜차이즈 업종 종사자들이 업주들 앞에서 절을 올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들은 각자 사장에게 “일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