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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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는 워킹맘의 고충 담아 창업

아이 돌봄 서비스 / '째깍악어' 김희정 대표

 


전쟁 같은 직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와중 갑자기 걸려온 전화, 워킹맘에겐 이때가 가장 힘든 순간이 아닌가 싶다. '째깍악어' 김희정 대표는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아프니까 데려가시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을 때면 “매번 이런 순간이 오면 모든 사람이 이렇게 힘든가?”라는 생각을 했다. 

이전에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대가족 형태였다. 지금은 오직 엄마와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설뿐이다. 김 대표는 주변 여러 여자 동료와 후배들이 출산과 함께 회사를 그만두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엄마의 마음으로 회사를 차리기로 결심했다. ‘아이의 성장과 가정의 행복을 돌보자’는 슬로건을 내 걸고 창업을 하게 된 아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째깍악어’의 김희정 대표를 소개한다.

째깍악어는 어떤 서비스인가? 

째깍악어는 현재 수도권 내에 아이 돌봄이 필요한 부모들에게 대학생 선생님을 중개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김 대표는 기술을 접목하면 믿을 수 있는 아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모바일로 간편하게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는 맞춤형 돌봄 내용으로 아이를 돌봐 줄 대학생 선생님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다. 



앱을 활용하는 만큼 스마트폰에 더 친숙한 대학생, 휴학생 그리고 째깍악어 선생님으로 활동하다가 졸업한 지 1년 미만인 사람들에 한정하여 놀이시터로 고용한다. 

김 대표는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다양한 돌봄 서비스에 대한 공급 층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생님은 어떤 과정으로 뽑나?

놀이시터 지원방법은 우선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후 개인정보를 입력한다. 다음 과정은 인적성 검사를 통한 돌봄 적합도 평가와 성범죄 및 아동학대경력을 확인받는다. 마지막으로 오프라인 면접 및 교육 참석과 자기소개 동영상 촬영 등으로 이루어진다.

째각악어 측은 선생님의 예절교육 후 약속된 시간에 책임감 있게 아이 돌봄을 진행하는 의미로 책임보증금을 받는다고 한다. 또한, 원활한 돌봄과 놀이 서비스를 위해 준비된 놀이 주머니를 악어 선생님에게 전달한다. 

 


째깍악어를 통해 변화된 점은?

“아직은 작지만, 서비스를 이용하신 고객들께서 주시는 피드백을 보면 우리가 조금씩 이분들의 육아를 돕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객들이 남겨준 피드백은 다양하다. 김 대표는 “육아 스트레스가 심한 부인에게 째깍악어를 소개한 후 부부관계가 좋아졌다는 후기,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는데 째깍악어 대학생 선생님이 아이에게 좋은 표본이 되어주어 고맙다는 후기,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아들 때문에 편히 쉬지 못했지만 째깍악어를 이용할 땐 쉴 시간이 생긴다는 후기" 등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째깍악어는 사회 취약계층에겐 3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러한 봉사 서비스는 대학생 선생님이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30% 절감된 시급을 받는다.

수익은 창출되나?

“지금은 수익을 만드는 것보다는 서비스를 정교화하고 투자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째깍악어 측은 현재 부모가 결제하는 서비스 이용료에서 돌봄 선생님의 급여를 지급한 나머지 수익으로 서비스를 정비하고 운영 중이다.

또한, 다양한 대회 수상 및 사회적 기업 대상 정부 지원금 및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째깍악어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예전에는 옆집과 공터가 있었다면 이제는 기술이 있잖아요. 구글링만 해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쉽게 평판 조회도 가능하고요. 기술을 접목한다면 믿을 수 있는 아이 돌봐줄 분을 쉽고 빠르게 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대표는 육아와 일의 병행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현재도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 있는 워킹맘이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가 아이를 위해 육아휴직을 한다 해도 육아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한 매체에서 육아휴직을 한 아빠가 다큐멘터리 방송에 출연해 ”육아휴직은 퇴근이 없는 또 다른 출근이다.”라고 한 말을 인용하며 육아 노동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부모의 입장으로서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육아의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위해 째깍악어를 기획했다.

악어 선생님은 돌봄서비스를 통해 어떻게 성장하나

째깍악어는 악어 선생님의 사회적인 성장도 독려하며 기회와 발판을 제공하려 한다.  

“대학생 시터로 활동하는 대학생에게도 단지 돈벌이가 아닌 좋은 경험이고, 건강한 일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향후엔 대학생 시터들이 째깍악어를 통해 아이 돌봄 일을 하며 리더십과 공감 능력, 소통 등의 능력이 향상되는지를 객관화하여 개인 이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구상 중입니다.”

현재, 째깍악어 선생님들은 다양한 분야의 직장 선배들이 함께하는 소수정예 무료 멘토링 프로그램, ‘째깍학교’를 통해 취업 활동과 자기 계발 향상에 도움을 받는다.

가장 중요한 가치관은?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도, 그걸 만드는 우리도,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육아 관련 정부 지원정책은 점진적으로 많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육아휴직 기간 중의 급여를 현실화하는 것이나 아빠 역시 엄마와 동일하게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법적 제도도 그렇습니다. 다만, 이런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실제 사용이 가능한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기업에서도 사회적으로도 육아 문제에 공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째깍악어는 육아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속해서 공동육아 분위기 조성에 앞장설 계획입니다.”

향후 방향성은? 

“지금까지 돌봄에 있어서 필요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를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올 하반기부터는 다양한 계획을 실행을 옮기려는 방법을 구상 중입니다.” 

째깍악어는 그동안 돌봄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다양한 방안들로 서비스를 안정화하는 단계에 있었다. 김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우선 공급자를 대학생에서 가까운 지역 내 육아 경험자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지 자체들과 협약을 하는 등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한, 산후조리원 안에 첫째 아이를 위한 놀이 센터 운영, 아이를 데리고 올 수 있는 엄마 전용 피트니스에서 아이를 돌보는 놀이센터 등 운영대행을 시작으로 다양한 사업 형태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다양한 형태를 통해 부모님은 아이를 맡기고 육아의 부담을 줄이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점차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저희가 아이를 키우면서 직접 겪었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창업했던 그 마음으로,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아이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되겠습니다.

김다슬 인턴 social@segye.com
사진 = 째깍악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