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가면 종종 탐지조사요원과 조를 이뤄 화물을 살피는 마약탐지견을 마주하게 된다. 인간보다 수만 배 발달한 후각 덕분이기는 하지만 마약탐지견으로 활약하기 위해서는 1년 넘게 혹독한 훈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천 중구에 있는 관세청 관세국경관리연수원 탐지견훈련센터를 찾아 마약탐지견들의 일상과 훈련 모습을 살펴봤다.
인천공항 특송물류센터에서 마약탐지견이 각종 화물에 마약류가 포함됐는지 살피고 있다. |
마약탐지견은 리트리버 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최근에는 일부 스프링어 스패니얼 종이 도입되고 있다. 리트리버 종은 다른 종에 비해 후각이 뛰어나다. 또 사냥개의 본능을 지녀 호기심이 왕성한 데다 사람에 대한 친화력도 월등하다.
탐지견 후보생들은 생후 8주쯤 센터에 입소해 1년간 ‘자견 훈련’을 받는다. 이 기간에는 훈련의 의미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산책하고 공동생활에 대한 감을 익히기 위한 생활이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탈락은 없다. 1년을 무사히 보내고 나면 마약탐지를 위한 본격적인 ‘양성(성견) 훈련’이 16주에 걸쳐 이뤄진다. 이를 통과하면 3주간 새로 짝을 이뤄 현장에서 활약할 탐지조사요원과 호흡을 맞춰 본다. 2주 동안은 요원과 센터에서 합숙하고 나머지 1주는 공항에서 실제 적응 훈련에 돌입한다.
탐지견은 군견처럼 계급이나 직급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간 사회의 안전을 위해 평생을 바친 것에 대한 예우로 센터에서 은퇴식을 해준다.
관세청에 따르면 센터에는 60여마리의 견공이 살고 있다. 이들이 모두 후보생은 아니다. 마약탐지견은 평균 7년의 활약을 마친 뒤 분양될 곳을 물색한다. 그러나 이미 8∼9세로 ‘노인 축’에 속하다 보니 분양이 잘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견공들은 센터에 남아 교관들의 보살핌을 받는다.
인천=김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