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동결로 사상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이후 16개월 연속 제자리걸음을 했습니다. 다만, 이를 놓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1400조원을 넘어 국가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지 오래이며, 시중의 단기부동자금도 1000조원이 넘습니다. 물론 금리 인상은 가계부채에 일정 부분 충격을 줄 수 있지만,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자금을 거둬들여야 할 시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한은 측도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를 고려할 때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지만, 정부가 3% 성장 달성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라 회의론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9일 금통위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3.0%로 0.2%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세차례 연속 상향 조정했다.
지난 4월 2.6%로 수정해 0.1%포인트 올렸고, 7월에는 종전보다 0.2%포인트 높은 2.8%를 제시한 바 있다.
한은이 한 해의 성장률 전망치를 세차례 연속 높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회복세를 탄 2010년 이후 7년 만이다.
◆올 연말 금리 정말 오를까?
올해 전망치는 정부를 비롯 국제통화기금(IMF), 한국금융연구원과 같고 LG경제연구원(2.8%), 현대경제연구원(2.7%), 한국개발연구원(2.6%)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은이 전망치를 높인 것은 수출 호조 등으로 앞으로도 경기 회복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은은 "앞으로 국내 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수출이 세계 경제의 회복세 지속 등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내수도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IMF는 10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3.0%로 올리면서 글로벌 투자 및 무역, 산업생산의 반등으로 세계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전망대로라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3년 만에 3%대로 복귀하게 된다.
◆연내 금리인상 걸림돌도 적지 않아
한은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장기간인 16개월째 연 1.25%로 묶어두면서도 금리인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금리인상 시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올려 잡을 만큼 경기 성장세가 강해졌다면 금리 인상도 머지 않았다고 해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당초 시장에서는 대부분 한은이 내년 상반기에나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경기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일부 경제지표가 엇갈리면서 경기 회복세의 정도를 가늠하기 어려웠기 때문. 다음달 30일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한은이 섣불리 금리인상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한은이 이례적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세차례 연속 올려 3.0%로 잡자 금리인상 시기가 연내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다만 △미국, 중국 등 주요국가와의 교역관계 △경기 회복 둔화 가능성 △북핵 리스크 등 여러 가지 변수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