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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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게임 왕좌’

매출 7273억원·영업이익 3278억원 ‘기염’
‘리니지M 효과’… 연 매출 창립 첫 1조 돌파
넷마블·넥슨도 3분기 매출·영업익 호조
국내 ‘빅3’ 게임사로 영어 앞글자를 따 ‘3N’으로도 불리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넥슨이 쾌속 질주하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이 흥행에 성공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으로 3분기 넷마블과 넥슨을 누르고 게임 업계 왕좌 등극이 확실히 된다.

엔씨소프트는 9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272억6500만원, 영업이익 3277억92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4.2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403.42%나 늘어났다. 당기순이익은 474.26% 증가한 2751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로, 지난 6월21일 출시한 모바일 MMORPG(대규모 다중접속 온라인 역할수행게임) 리니지M의 흥행이 핵심 동력이다. 엔씨소프트가 밝힌 제품별 매출액은 PC 게임인 ‘리니지’ 354억원, ‘리니지2’ 156억원, ‘아이온’ 102억원, ‘블레이드&소울’ 380억원, ‘길드워2’ 201억원, 모바일 게임 5510억원이다. 각 모바일 게임별 매출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5510억원 중 대부분이 리니지M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앱애니에 따르면, 리니지M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전 세계 1위의 매출을 내고 있다. 하루 매출액은 약 60억원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리니지M의 출시를 앞두고 엔씨소프트의 PC게임 매출이 빠지면서 수익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었다. 모바일 게임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3분기 실적으로 이런 우려를 불식할 수 있게 됐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1∼2개월 매출 감소가 많이 보이지 않는다”며 “출시 초반에 매출 감소가 있었지만 최근엔 상당히 안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게임 내 신규 콘텐츠인 ‘공성전’이 추가되면서 매출이 상승하는 패턴도 보인다는 게 윤 CFO의 설명이다.

리니지M이 모바일 게임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매출을 올리는 건 ‘린저씨’(리니지 하는 아저씨)의 힘이다. 업계는 1998년 출시한 PC기반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를 즐기던 10∼20대 남성이 지금은 구매력을 갖춘 30∼40대가 되면서 리니지M의 흥행을 이끄는 것으로 보고 있다. 리니지는 출시 후 지금까지 3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누적 매출은 1조2254억원으로, 1997년 창립 후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넘겼다. 게임 업계에서 매출 1조 클럽 가입은 넥슨, 넷마블에 이어 세 번째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중으로 대만, 홍콩, 마카오에서 리니지M을 출시할 계획이다.

넷마블 역시 ‘리니지2 레볼루션’의 인기에 힘입어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5817억원, 영업이익 111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매출은 1조8000억원으로 연간 매출 2조원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넥슨은 10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으로, 업계는 6000억원대의 매출과 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