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제 자선단체인 영국자선지원재단(CAF)이 발표한 ‘세계기부지수 2017’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기부참여지수 34%를 기록해 OECD 35개국 중 하위권인 21위를 차지했다. 전체 139개 조사 대상국 중에선 62위에 그치는 수치다.
2010년부터 발표되고 있는 CAF 세계기부지수는 갤럽 등과 함께 전 세계 139개국 시민 1000명을 인터뷰해 △지난 1년 동안 낯선 사람을 도와준 경험 △금전적 기부 경험 △자원봉사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산출한 점수(%)로 순위가 매겨진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낮은 점수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62위(34%), 일본은 111위(24%), 중국은 138위(14%)를 기록했다.
세 국가 모두 세 가지 평가지표 중 ‘낯선 사람을 도와준 경험’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이 부분에서 각각 94위(44%)와 129위(30%)를 기록했다. 일본은 139개국 중 135위(23%)를 기록해 최하위권에 들었다. 자원봉사 부분은 중국이 134위(6%)로 최하위권에 속했고 일본과 우리나라는 각각 73위(18%), 78위(17%)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과 일본의 ‘돈 기부’(Donating money)는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순위가 높았다. 우리나라는 31위(41%), 일본은 46위(32%)였다. 낯선 사람을 돕거나 직접 자원봉사를 나서기보다는 돈으로 기부하는 것이 낫다는 식의 풍토가 자리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중국은 134위(8%)로 이 부문 역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기부지수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가난한 국가에서 외려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발표에서 4년 연속으로 미얀마가 1위(65%)를 차지했고, 인도네시아(60%)와 케냐(60%)가 그 뒤를 이었다. OECD 국가 중에선 뉴질랜드(57%)와 미국(56%), 호주(56%), 캐나다(54%) 등이 상위권에 속했다.
한국가이드스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부금액이 0.81%에 그쳐 미국(2.08%)에 비하면 3분의1 수준”이라며 “이번에 발표된 기부지수에서도 1위를 차지한 미얀마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나눔을 실천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