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12 경주지진 이후 우리나라에는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총 33회 발생했다.
경주 지역과 바다에서 일어난 것을 빼면 충남 보령과 강원 동해, 전남 구례, 경북 포항 등 지역 분포상으로는 특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날 다시 전국에서 진동이 감지될 만큼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경북 일대 지각에 무슨 일인가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는 “포항 앞바다에는 꽤 자주 지진이 났지만 내륙에서는 거의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내륙에서 지진이 일어난 건 상당히 특이한 일”이라고 전했다. 경재복 한국교원대 교수도 “우리나라 동남부에 중규모의 지진이 1년여 만에 또 다시 발생한 것은 과거에는 없던 현상”이라며 “이 일대 지각 활동이 상당히 활발해졌고 평소와는 확실히 다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경주지진 발생 이후 경주를 중심으로 북북동-남남서 방향과 그 수직 방향으로 응력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지진이 난 곳도 그 연장선상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경기도 수원에서는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규모는 작지만 1978년 지진 관측 시작 이래 처음으로 지진이 일어나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아직은 두 지진을 연결짓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진한 고려대 교수는 “경주와 포항이 거리가 있는 만큼 직접적인 관련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 교수도 “동남부 지각에 응력이 축적돼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경주지진과 연관지어 설명하기란 만만치 않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경북 포항 흥해 지역 한 건물 외벽에서 떨어진 벽돌이 주차한 차를 덮쳤다. 독자 제공=연합 |
남은 문제는 앞으로 경북에서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홍 교수는 그동안 역사 지진 등을 근거로 규모 6.0, 규모 7.0의 지진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왔다. 역사기록물을 토대로 재분석해보면 1518년, 1546년, 1803년에 규모 7.0의 지진이 한반도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기상청은 “아직 과학적인 방법으로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늘 지진을 근거로 더 큰 강진을 예상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