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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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수능 연기…학교·은행·거래소 등 예정대로 10시 시작

16일로 예정됐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됐지만, 일선 학교와 은행, 증권거래소, 항공기 등은 당초 계획대로 지연 등교하거나 개장한다. 학생들과 시민들의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들 기관은 또 일주일 후로 연기된 23일 수능일에도 등교 및 개장 시간 등을 1시간씩 미룰 예정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를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포항 지진과 관련해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수능을 1주일 연기해 23일에 치르기로 결정했다.
◆수험장 등 그대로 휴업, 초·중학교는 조정된 시간에 등교

교육부와 거래소 등에 따르면 수능 시험장으로 지정됐던 학교는 예정대로 휴업하고, 등교 시간이 늦춰진 학교의 등교 시간도 그대로 유지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수능 일정 연기에 따라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교와 등교 시간 조정은 수능 연기와 상관 없이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등학교의 경우 1·2학년이 재량 휴업이면 고3과 교사도 함께 휴업하게 되고, 1·2학년이 등교 예정이었으면 3학년과 교사도 등교 및 출근을 해야 한다.

대부분의 초·중학교 학생들은 예정대로 평소보다 1시간여 늦춘 10시에 등교한다. 시험장이 아니더라도 교사의 시험감독 차출 등으로 학교장 재량 휴업이 결정된 학교도 그대로 휴업한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각 학교는 16일 등교 여부와 시간을 묻는 문의가 쇄도하자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이런 내용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공지했다.

지진이 발생한 포항 지역의 경우 유치원과 초·중학교는 16∼17일 이틀간 휴교하고 고등학교는 학교장 재량에 따라 휴업이 이뤄진다. 제주도는 도교육청의 권고로 도내 30개교 중 제주과학고등학교를 제외한 29개 고등학교가 휴업하기로 했다. 수능 수험생이 많지 않은 제주과학고와 도내 중학교들은 애초에 이날 정상 수업할 예정이었다.

◆지하철·버스 증편은 취소, 항공편은 그대로

서울 지하철과 버스 증편 계획은 수능 연기로 전면 취소됐다.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버스는 증편 없이 평소대로 운영된다.

서울교통공사는 수능일 수험생 교통 편의를 위해 지하철 ‘집중 배차시간’을 오전 7∼9시에서 오전 6∼10시로 2시간 늘려 28회 추가 운행할 계획이었다. 승객이 갑자기 늘어나거나 고장·지연되는 사태를 대비해 예비 차량도 16편 준비했었다.

수능 연기가 결정되자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역에서 ‘수능으로 인한 임시열차 증편 운행 계획이 취소돼 정상운행하니 참고하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안내 방송을 내보냈다.

시내버스·마을버스와 택시도 정상 운행된다.

버스는 수능일 오전 6시부터 오전 8시10분 사이 최소 배차 간격으로 운행하고, 택시의 경우 오전 4시부터 낮 12시까지 1만6000여 대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었다.

서울시는 바뀐 수능일인 오는 23일 다시 지하철·버스·택시 등 대중교통을 집중 배차할 방침이다.

반면 영어듣기평가 시간을 피하려 수정한 항공편은 조정한 일정대로 운항한다.

국토교통부는 당초 이날 오후 1시5분부터 40분까지 영어듣기평가 시간 동안 국내 전 지역의 항공기 이·착륙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었지만, 수능 연기로 이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수능 듣기평가 시간을 피해 국제·국내선 98편의 이·착륙 일정을 수정했다. 수능이 연기됐지만 혼란을 피하려고 항공편은 승객에게 수정 고지한 시간표대로 운항한다. 다만, 듣기평가가 진행되지 않음에 따라 화물기, 군용기, 여객기 등 모든 항공기의 운항은 정상적으로 허가된다.

◆은행·거래소 등도 10시 개장

국내 증시 개·폐장시간도 미리 공지된 대로 평소보다 1시간씩 늦춰진다.

한국거래소는 16일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 파생상품시장, 일반상품시장이 오전 10시에 개장해 오후 4시30분에 폐장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거래소는 수능 연기가 발표된 직후 금융위원회 등과 협의한 끝에 “증시 개장 시간이 금융시장 등과 폭넓게 연관돼 있고, 이미 공지된 개장 시간을 급히 변경하는 것이 금융·자본시장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 이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연기된 수능일인 23일에도 증시 개·폐장 시간을 1시간씩 미룰 방침이다.

금융투자협회도 16일의 K-OTC시장 매매시간과 K-OTCBB(호가게시판) 호가 접수시간, 채권 장외시장 최종호가수익률 공시 시간을 당초 수능 일정대로 1시간씩 늦춘다.이에 따라 이날 하루 K-OTC시장의 매매시간과 K-OTCBB의 호가 접수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로 조정된다.

외환시장 역시 기존에 공지된 수능 일정대로 평소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0시에 개장한다. 다만 폐장시간은 평소와 같은 오후 3시30분이다.

시중 은행들 역시 16일 수능 일정대로 영업 시작 시간을 한 시간 늦춘 오전 10시, 폐점시간은 오후 5시로 유지한다.

이날 수능이 갑작스럽게 일주일 연기되면서 은행연합회는 은행 개점시간을 다시당기는 방안을 논의했다. 일부 은행에서는 9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는 내용이 직원들에게 공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은행연합회는 고객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평소보다 한 시간 미룬 영업시간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공무원 출근시간은 9시로 앞당겨

대부분의 학교나 기관, 기업들이 수능일정대로 늦춰진 시간을 유지하지만, 공무원들의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전 9시로 앞당겨졌다.

인사혁신처는 15일 밤늦게 공무원들에게 “16일(목) 수능시험 연기로 공무원 출근 시간이 09시로 재조정되었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일괄 발송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과거부터 수능시험 일에는 수험생 교통혼잡을 피하고자 공무원의 공식 출근 시간을 1시간씩 늦췄다”며 “이번 수능일에도 출근 시간을 1시간 늦추도록 앞서 공지했으나, 시험이 연기됨에 따라 정상시간에 출근하라고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 안전이 중요하다는 점, 시험 시행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능을 1주일 연기한 11월23일에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