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5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93)이 장기 집권하던 짐바브웨에서 군부가 실권을 장악한 데 대해 비폭력과 자제를 호소하고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도 소셜미디어에 “아프리카에 독재가 설 자리는 없다”며 “짐바브웨인들이 헌법에 따라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로 자국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음난가그와 前 짐바브웨 부통령 |
현지 소식통들은 권력 중심이 차기 유력 주자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가베 대통령 부인 그레이스(52)와 권력경쟁 구도 속에 경질된 후 외국으로 도피한 에머슨 음난가그와(75) 전 부통령이 가장 주목받는다. 그는 쿠데타를 유발한 권력투쟁의 핵심 인물이자 쿠데타를 주도한 콘스탄티노 치웬가 군사령관과 가까운 사이다. 치웬가 사령관이 음난가그와를 구하고 또 자신을 해임하려는 무가베의 의도를 간파해 쿠데타를 단행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군부는 음난가그와를 부통령직에 복귀시킨 뒤 다음달로 예정된 집권 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 회의에서 대통령 대행으로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6일 무가베가 금주 대통령직 사임을 발표하고 음난가그가 과도정부 지도자에 오를 것 같다고 보도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짐바브웨의 최대 투자국이자 교역국인 중국이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리란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치웬가 군사령관이 지난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인민해방군 지휘부와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짐바브웨의 128개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이상혁 선임기자 nex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