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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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훈병원앞 분신자살사건 보고서 " 죽은 제대군인, 1년간 정신치료 못받아"

미 보훈병원 앞에서 몸에 불을 질러 분신자살한 중동파견 미군 출신의 제대군인이 거의 1년동안 한 번도 정신과 예약이나 치료 기록이 없어 보훈병원의 태만한 운영이 문제로 드러났다고 이 사건을 조사한 조사관들이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보훈부의 합동조사반은 지난 해 3월 분신 자살한 찰스 잉그램3세가 죽기 전에 거의 1년간 한번도 의사의 상담치료를 받거나 약을 처방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스필드 병원에서 자기 정신과 주치의에게 진료신청을 해놓은 상태였지만, 약속 날짜는 3개월이나 뒤로 되어있었다. 당시 그는 실직을 한데다 이혼 위기에 처해 있었다.

조사반 보고서는 이 병원이 그가 죽기 전 11개월 동안 적절한 면담, 감시와 관찰을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대해 코리 부커 상원의원( 뉴저지. 민주)은 " 이 보고서에는 지난 해 분신한 찰스 잉그램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적절한 대책과 치료과정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확실히 드러나있다. 이는 정신과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제대군인들에 대한 치료와 돌봄이 얼마나 위기에 처해있는가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비극이다"라고 비난했다.

부커의원과 밥 메넨데스( 민주) 프랭크 로비온도(공화) 상원의원은 그러나 지난 해 사건 이후로 뉴저지주 보훈병원을 담당하는 보훈부 델라웨어 지부의 책임자가 교체되고 이 병원에 의료진이 추가로 고용되는 등 많은 개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 정부 데이비드 카우길 대변인도 그 후 병원장이 교체되고 긴급한 정신과 환자들에게는 신청 당일 면담을 해주는등 자살 방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잉그램이 병원에 와서 자기 정신과의에게 진료신청을 한 것은 2015년이었으며 의사는 대기하고 있는 그를 미리 만나고도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 접수부에 가서 진료예약을 하라고 내보냈다는 것이다. 그 예약 날짜는 그로부터 3개월 뒤였다.

병원에서 대기했던 당시에 잉그램은 실직과 결혼 파탄 등으로 심한 고통을 겪고 있었으며, 결국 예약 날짜 직전에 문닫힌 이 병원 앞에서 몸에 불을 붙여 자살했다.

조사단은 이 병원 의료진이 또한 예약취소나 예약환자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고, 내원 환자의 후속 예약시기나 처방약의 재교부 등에 대해서도 소홀히 한 사실을 적발해냈다고 밝혔다.

따라서 "앞으로는 더욱 '환자 중심'의 의료 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특히 이 사건 경우처럼 정신과 증상을 가진 제대 군인들에게는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고 강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