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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11) 과학으로 찾은 커피 사용법

겨울이면 따뜻한 카페라테가 생각납니다. 특히 요즘처럼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면 조용한 카페에 앉아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을 읽으며,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싶어집니다. 이렇듯 언젠가부터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닌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런 커피 속에 과학이 숨어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지금부터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과학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커피는 하루에 1~2잔

 
커피를 마시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커피를 얼마나 마시는 것이 좋은지는 항상 중요한 이슈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커피는 하루에 몇 잔을 마시는 것이 좋을까요? 물론 아직까지 확실하게 설명된 바는 없으나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적정량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노리스 종합암센터의 세티아완 박사팀은 18년 동안 백인과 흑인 등 다양한 인종의 성인 남녀 18만여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하루에 1잔에서 3잔까지 마신 이들은 그보다 덜 마신 사람에 비해 간암 위험이 29% 낮았으며, 4잔 이상 마시면 42% 낮았습니다. 그 이유는 커피에 들어있는 항산화제와 폴리페놀, 카페인 등 100여가지의 활성 물질이 간 효소 수치를 줄여준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실험이 일본에서도 진행되었는데요. 40세 이상 6만100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전혀 마시지 않는 이의 간암 발생률이 1이라고 했을 때, 하루 평균 1잔을 마시는 사람의 간암 발생률은 0.71, 날마다 한잔 이상 마시면 0.58로 각각 나타났습니다. 또한 커피에는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 등 건강에 이로운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일상적으로 한두잔을 섭취하면 당뇨병과 각종 암, 파킨슨병 등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커피는 무조건 많이 마시는 것이 좋을까요? 아닙니다. 커피에는 카페인도 같이 들어있는데요. 일상생활에 활력을 주기도 하지만, 과다하게 섭취하면 내성과 금단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커피에는 100~150㎎(300㏄ 아메리카노 기준)의 카페인이 들어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카페인 1일 섭취 권장량은 성인 기준 400㎎이기 때문에 1~2잔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커피 닦은 휴지로 만든 종이 배터리

 
커피를 마시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 쏟아본 경험이 있을 텐데요. 쏟아진 커피도 아깝고, 커피를 닦기 위해 사용한 휴지도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울산과학기술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커피에 적신 휴지를 친환경 종이 배터리 ‘슈퍼 커패시터’로 만드는 원천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출처=머독대

슈퍼 커패시터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많을 텐데요. 슈퍼 커패시터는 커패시터의 전기 용량 성능을 강화시킨 대용량 축전지를 가리킵니다. 슈퍼 커패시터는 단지 몇초 만에 충전할 수 있으며, 100만 번 이상 재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반적인 배터리와 달리 충분한 양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슈퍼 커패시터는 순간적으로 고출력이 필요한 곳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출처=산림청
 
연구팀은 흘린 커피를 닦기 위해 휴지를 사용하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데요. 커피에 있는 알칼리 금속 이온을 활성화 촉매로 쓰는 방식으로 활성 탄소를 생성시키고, 커피에 적신 휴지를 사열해 친환경 종이 배터리를 만들었습니다. 일반적인 종이를 태우는 것보다 커피 처리를 한 종이가 2배나 높은 정전용량(콘덴서가 전하를 축적할 수 있는 능력)을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배터리 수명이 길어지는 효과까지 나타났습니다. 또한 이 기술을 통해 제조 공정의 단순화로 경제성까지 확보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커피를 닦은 휴지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니 신기하기만 한 것 같습니다.

습관처럼 마시는 커피 한잔에도 다양한 과학이 숨어있었는데요. 오늘은 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그 속의 과학을 알아보는 건 어떨까요?

한화케미칼 블로거

*이 기고는 한화케미칼과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