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미국은 전 세계 보안관을 자처하며 지구촌 곳곳에서 평화를 지킨다. 심지어 외계 침략에 맞서 우리의 행성을 방어하고 우주 평화를 유지하기까지 한다. 따라서 미군(미국)은 싸우면 항상 이기는 영웅으로 묘사된다. 여기에 중국이 “나도 보안관이다”라고 외치며 가세하고 나섰다. 올해 중국 박스오피스 기록을 갱신한 ‘특수부대 전랑 2’는 노골적으로 중국의 ‘힘’을 과시하는 영화다.
미국에 그린베레, 네이비실, 델타포스가 있다면 중국엔 전랑이 있다. 이번 영화는 특수부대 ‘전랑’ 출신의 렁펑(우징·오경)이 치명적 병균에 전염된 위험한 땅에서 국가 장악을 시도하는 반란군과 싸우며, 주어진 18시간 동안 볼모로 잡힌 수백명의 인질을 구출한다는 줄거리로 우징 감독이 직접 연출과 주연을 맡았다. ‘캐리비안의 해적’의 수중 액션 촬영팀과 청룽(성룡)의 스턴트맨팀 등이 제작진에 합류한 만큼 액션은 수준급이다.
대사관을 에워싼 반군들을 향한 안내방송은 중국의 팽창주의를 더욱 확연히 드러낸다. “중국과 아프리카는 적이 아닙니다!”
외국 선박들은 모두 피했다는 보고에도 불구하고 중국 군함은 당당하게 항구에 정박한 뒤 자국민과 난민을 태운다.
미국의 중국영화 전문매거진 ‘차이나필름 인사이더’는 “지난 7월 28일 개봉한 이후 중국에서 최고 수익을 올린 영화 ‘특수부대 전랑 2’가 10월 28일 중국 내 상영을 종료하면서 거둔 최종 수익이 56억8000만위안(9275억원)”이라며 “개봉 4시간 만에 박스오피스 누적 수익 1억위안을 돌파하는가 하면 1일 매출이 4억2600만위안에 달하는 등 3개월 동안 수많은 역대 박스오피스 기록들을 갈아치웠다”고 경계하듯 보도했다.
‘내수용’이란 이미지를 벗고 할리우드식 외피를 걸친 ‘특수부대 전랑 2’는 노골적으로 ‘중국의 힘’을 과시하는 영화다. 키다리이엔티 제공 |
국내에선 어떤 대우를 받을까.
관련 사이트에는 “미국이 한 30년 전에 ‘람보’나 ‘에어포스원’ 같은 영화로 시대착오적인 국가주의적 애국심을 유도했다면, 이제는 그걸 중국이 답습하고 있음”, “원맨쇼의 끝판왕… 반군 100명도 다 물리치는 오경, 1차원적 스토리인데 대박 났으니… 중국에서 13년을 살았건만 중국을 모르겠네” 등의 댓글들이 붙고있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