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는 6일 공공기관 573곳을 대상으로 한 종합청렴도 조사 결과, 지난해보다 0.09점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말 시행된 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따라 민원인의 금품·향응 제공 횟수 등이 줄어들면서 나타난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익위는 지난 8∼11월 민원인 15만2000명과 소속 직원 6만3200명을 포함한 총 23만56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와 이메일 등을 통해 공공기관에 대한 청렴도 조사를 실시했다. 각 기관은 청렴도 점수에 따라 최고 1등급부터 5등급을 받았다.
채용비리로 물의를 빚은 강원랜드와 금융감독원은 각각 6.58점과 7.15점, 방산비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방위사업청은 7.19점으로 최하등급인 5등급에 머물렀다. 직원 규모가 2000명이 넘는 중앙행정기관에서는 5등급이 나오지 않았지만, 국세청이 7.10점으로 꼴찌를 기록했다. 반면 전체 573개 공공기관 가운데 20개(3.5%) 기관은 최우수 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 통계청(8.51점), 산림청(8.11점), 인사혁신처(8.32), 충청남도(8.07) 등의 성적표가 좋았다. 충남도의 경우 2013년 광역자치단체 중 최하위점인 6.74점을 받았으나 부패 취약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노력으로 4년 만에 1등으로 올라섰다. 올해는 서울시(7.21점)와 경북도(7.15점)가 5등급의 불명예를 안았다.
박경호 권익위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점수가 올라간 것이 청탁금지법 시행 때문만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권익위 조사 결과, 지난 1년간 공공기관에 대해 금품·향응·편의를 직접 제공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국민은 지난해 1.8%에서 올해 1.0%로 대폭 줄었다. 공공기관 업무처리 경험이 있는 국민이 평가한 외부청렴도 점수는 지난해 8.04점에서 올해 8.13점으로 높아졌다. 공공기관 소속직원들이 평가하는 내부청렴도는 7.66점으로 0.16점 떨어졌다. 그러나 권익위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직원들의 의식이 향상된 데 비해 기관의 청렴 수준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전반적인 청렴도 수준은 꾸준히 상승 추세라는 설명이다.
권익위는 채용비리 발생 기관 등 부패 취약기관을 내년도 청렴도 측정 대상 기관에 우선하여 추가하고, 올해 청렴도 하위 기관에 대해서는 부패방지 시책평가 및 청렴 컨설팅을 통해 청렴도 향상에 노력하기로 했다. 또 청렴도 하위기관은 홈페이지에 이번 측정결과를 1개월 이상 공개하도록 했다.
한편 권익위는 오는 11일 전원위원회의를 열어 청탁금지법상 상한액을 정한 ‘3(음식)·5(선물)·10(경조사비) 규정’ 개정안을 재상정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지난달 27일 상정됐던 안건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음식은 3만원 상한선을 유지하고 선물 중 농축수산물에 한해 10만원까지 허용하되, 경조사비는 5만원으로 하향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상정됐다가 부결됐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