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한국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서 1만7065달러(약 1867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같은 시각 미국의 대표적 거래소인 비트파이넥스에서 거래된 시세 1만3799달러(약 1510만원)보다 357만원(23.6%)이나 비싼 것이다.
지난달 28일 한국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원에 처음으로 상장된 가상화폐 아이오타의 가격은 한때 외국 거래소보다 50% 가까이 더 오르기도 했다.
가상화폐는 전 세계 공통의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거래소별로 사고파는 사람이 제시하는 가격에 따라 형성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격이 평균 시세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들어 한국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 가격이 해외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치솟은 것은 한국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정부가 가상화폐를 유사수신으로 규정하고 비트코인 선물의 증권사 거래도 금지하는 등 규제를 본격화했지만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가상화폐 채굴 등의 공급은 없는데 신규 투자자가 계속 유입돼 과매수 상태”며 “한국에서 가격 프리미엄이 붙으면 해외에서 함께 오르거나, 그렇지 않으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인원 관계자도 “최근 가상화폐 시장은 급등락 폭이 매우 커 주의가 필요하다”며 “기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가치판단 없이 단기간 고수익만을 목표로 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날 한국의 가상화폐 과열 현상과 관련, 한국이 전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에서 원화로 거래되는 비트코인은 21%(6일 기준) 정도로 크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북한이 언제 도발할지 몰라 지정학적으로 불안정한 데다, 대통령 탄핵 사태 때부터 국내 정치에 실망한 사람들이 외적인 것에서 안정을 느끼고 싶어하는 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이달 들어서만 이미 40% 넘게 올랐다. 앞서 올해 초 비트코인 가격은 100만원대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26일 1000만원을 넘어선 이후 상승세가 점점 빨라지면서 2000만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가격 상승세는 점차 비트코인을 투자자산으로 평가하려는 분위기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이어 나스닥이 비트코인 선물 출시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하드포크(블록체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비트코인에서 파생한 신규코인이 만들어지며 일종의 ‘배당금’처럼 수익을 늘려주는 점도 비트코인 상승세를 만들어낸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가상화폐 생산과 거래 과정에서는 해킹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날 클라우드 기반 비트코인 채굴 마켓플레이스인 ‘나이스해시’는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에서 해커들이 시스템에 침투해 가상지갑에서 비트코인을 훔쳐갔다고 밝혔다. 미국 가상화폐 정보업체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나이스해시 이용자들은 가상지갑 계정 계산을 통해 피해액이 6000만달러(약 65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