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낳고 키워 사회에서 한 사람의 일꾼으로 생산활동을 하게 만들기까지 부모의 희생이 적지 않다. 그나마 A씨는 여유가 있어 지원을 해주고도 은퇴자금이 남지만, 상당수는 자신의 은퇴자금도 없이 자식들을 지원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신한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8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영유아기부터 사교육비 지출이 시작된다. 영유아나 미취학아동의 경우 예체능 위주의 사교육을 하고 있었다. 영유아는 월평균 12만원, 미취학아동은 18만원이었다. 학생이 되면 사교육비 부담은 껑충 뛴다. 초등학생이 되면 30만원으로 높아지고, 중학생 41만원, 고등학생 47만원으로 점증된다. 대학교는 ‘우골탑(牛骨塔)’이라 불린 지 오래다. 올해 전국 사립 일반대학교 평균 등록금은 740만원에 달하고, 국·공립대도 422만원 수준이다.
취업문턱이 높기만 한 요즘 대학생들은 취업까지 평균 13개월이 걸린다. 이 기간 드는 비용은 평균 384만원. 부모는 이들에게 매월 약 15만원을 지원해주고 있었다.
독립하고 나서도 42%는 부모에게 월평균 57만원 정도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었다. 100만원 미만이 25%로 가장 많고, 50만원 미만 20%, 20만원 미만 17% 순이었다. 100만원 이상 부모에게 받고 있는 사람도 15%나 됐다.
이 비용은 상당부분 부모의 책임으로 떠넘겨진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5년 기준 최근 3년 이내 결혼한 25~39세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6%(1075명)이 부모에게 결혼비용 지원을 받았다고 답했다. 43.4%는 전체 비용의 60%를, 8.5%는 전액을 받았다고 답했다. 부모들은 부담은 되지만 ‘부모의 의무’ 때문에 외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